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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복지부 줄다리기…갈수록 꼬이는 정신보건법

발행날짜: 2017-03-10 05:00:55

복지부 입법예고안 두고 정신과 우려 여전…시각차 팽팽

정신보건법 개정을 둘러싼 복지부와 신경정신의학회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다.

최근 복지부는 정신보건법 개정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지지 입장 표명을 근거로 의료계 일각의 우려는 일단락될 것이라고 단언, 정신과 학계를 자극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즉각적인 반응은 피했지만, 즉각 대책회의를 통해 대책마련에 나섰다.

9일 신경정신과학회 정신보건법 대책TFT 권준수 위원장은 "5월 30일 시행되는 법을 바꾸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국회를 통해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보건법 시행 전에 개정안을 제출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뻔히 사고발생이 예상되는데 일단 시행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바꾸자는 식은 위험한 발상"이라면서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을 할 순 없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시행령, 시행규칙안에 학회 측 의견을 적극 반영해 상당 부분을 보완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학회 측은 "모법을 바꾸지 않는 한 수용하기 어렵다"는 강경한 입장.

또한 복지부는 정신과 학계에서 "법 시행 이후 입원환자 절반에 달하는 4만명이 퇴원한다"는 우려는 근거없는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서도 신경정신의학회 관계자는 "의료 현장을 모르는 탁상행정의 결과"라면서 "당장 법 위반으로 걸리면 처벌을 받는 것은 의료진이니 너무 쉽게 얘기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앞서 의정부검찰청에서 정신질환자 퇴원시기를 문제삼아 정신과 전문의 53명을 기소한 것만 보더라도 사법부는 모법을 근간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시행령, 시행규칙으로 의료진을 보호하는 것은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모 대학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정신보건법은 시행령 및 시행규칙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검사가 모법을 근거로 처분을 하면 의료진들의 피해는 누가 책임지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권 위원장은 "정부가 제시한 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제시할 것"이라면서 "최근 복지부 측이 법 시행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입장 발표는 유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