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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틴 틈새 노리는 PCSK9 억제제 "HeFH가 관건"

원종혁
발행날짜: 2017-03-15 05:00:33

사노피 프랄런트 국내 첫 시판허가…3개 적응증이 우선 키워드

스타틴의 틈새시장을 노리는 차세대 PCSK9 억제제의 발걸음이 분주해질 전망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시장에 1990년 첫 깃발을 꼽은 스타틴. 20년 넘게 고지혈증약의 대명사로 군림하던 스타틴 시장에 대체옵션으로 최근 출사표를 던진게 PCSK9 억제제다.

PCSK9 억제제로 현재 시장 진입에 성공한 유일한 약물은 사노피의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 미국과 유럽지역에서는 2015년,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으며 이제 막 걸음마를 뗐다.

라이벌 품목인 암젠의 레파차(성분명 에볼로쿠맙)의 경우는 아직 허가 신청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황.

일단 이들 PCSK9 억제제에서의 관건은 국내 첫 허가된 프랄런트의 적응증에서 보여지듯 3개 환자군에 국한됐다는 대목이다.

비스타틴계 치료전략으로 스타틴의 유용성이 떨어지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을 비롯한 이종접합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스타틴 불내성 환자에 초점이 맞춰진 것.

그런데, 아직 국내에서는 스타틴 불응성 및 HeFH 환자의 진단기준 및 치료 전략을 놓고 명확한 전문가 컨센서스(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게 걸림돌이다.

신규 옵션으로 PCSK9 억제제가 풀어야할 과제로 남겨진 모양새다.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장기육 교수는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은 굉장히 흔한 질환임에도 사회적 인지도가 낮다"면서 "진단기준이 확립된 네덜란드 등 서양의 진단기준을 가져와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 국내에서는 진단기준을 놓고 분명한 컨센서스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PCSK9이 타깃한 HeFH는 약 인구 200~500명당 1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는 일차적으로 스타틴을 사용하지만 해당 환자의 약 80%는 최대 내약용량의 스타틴과 에제티미브 병용요법을 사용해도 목표 LDL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환자 유병률 조사를 위해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환자등록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 교수는 "IMPROVE-IT 연구가 나오면서 스타틴이 가진 LDL-C 강하효과에 심혈관질환 등 혜택이 많다는 결론이 내려졌지만, 여전히 스타틴 단독요법만으로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의 목표수치(LDL-C 70 미만)에 도달하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이 아시아지역에서는 서양인에 비해 체구가 작고 기저 LDL-C 수치가 비교적 낮아서 고용량 스타틴의 사용을 꺼려하는 분위기"라면서 "스타틴 불응성 환자가 10~15%로 추산되는 가운데 스타틴의 효과와 부작용을 개선한 PCSK9이 등장하면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프랄런트는 대표적 3상임상인 오딧세이(ODYSSEY) 연구를 통해 스타틴과의 병용, 단독요법, 에제미티브 병용요법 대비 LDL-C 강하효과에 대한 근거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사노피는 "PCSK9 억제제는 혈액내 LDL 수용체를 분해시키는 PCSK9의 활성을 차단함으로써 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 수를 증가시켜 혈중 LDL-C 수치를 낮춰주는 새로운 기전"이라면서 "가장 최근 등장한 신규 옵션인 만큼 심혈관계 이환율 및 사망률 감소 효과에 대한 추가 임상이 필요한 상황인데, 프랄런트는 현재 해당 아웃콤을 평가하는 대규모 3상임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심혈관질환 아웃콤을 따져보는 무작위대조군연구(RCT) 결과가 내년 발표 예정으로, 관상동맥질환의 이차 예방효과를 알아본 프랄런트의 혜택은 여기서 가늠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