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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년 전통 '부산 침례병원' 왜 파산위기에 몰렸나

발행날짜: 2017-05-10 05:00:58

확장 이전 이후 경영난 극심…양산부산대병원 여파 더욱 악화

회생신청을 통해 마지막 기회를 엿봤던 부산 침례병원이 법원의 회생신청 기각 판결로 파산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부산 왈레스침례병원은 규모는 물론 의료서비스 질 측면서도 남부럽지 않았던 만큼 예상밖의 몰락을 지켜보는 병원계 관계자들은 씁쓸한 표정이다.

부산 침례병원은 어떤 병원인가

부산 왈레스기념침례병원은 1951년, 의료선교사 활동 중 순교한 미국인 외과의사 빌 왈레스(William. L. Wallace)를 기념해 설립한 의료기관으로 1955년 문을 열었다.

이후 1968년 부산시 동구로 이전한 이후 병동을 신축하고 본관을 증축하는 등 최대 495병상까지 규모를 확장했다.

당시 직원은 약 600여명에 달했으며 1964년 수련병원으로 지정받은 이후 50여년간 인턴 및 레지던트 수련을 전담하며 의학교육 역할에도 일조해왔다.

1991년에는 암센터를 준공, 암환자 치료에 주력하고 다음해 응급의료센터를 개소하면서 더욱 입지를 견고히했다.

탄력을 받은 부산 침례병원은 1999년, 현재 병원이 위치한 부산시 금정구로 확장 이전하면서 기존이 495병상에서 608병상(지하 2층, 지상 12층)까지 규모를 키웠다.

병원 직원은 700여명에 달했고 23개 진료과목을 갖춘 종합병원으로 지역 내 거점병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왜 파산 위기에 직면했나

하지만 2014년도 빨간 불이 켜지면서 직원들의 체불 임금은 점점 더 늘어났고 병원 경영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됐다.

급기야 지난해 의료진이 외부로 빠져나가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폐업 상태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60여년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해온 침례병원은 왜 파산 위기에 직면할 것일까.

부산지역 병원장 및 병원관계자들은 무리한 확장이전 등 다양한 요인을 꼽았다.

부산시 동구에 개원했을 당시에는 높은 병상가동률로 진료공간은 물론 환자 대기공간이 늘 부족했지만 도심에서 떨어진 금정구로 이전한 이후로는 기대만큼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확장이전 이후 양산 부산대병원까지 개원하면서 경영안정화는 점점 더 어려워졌다.

부산지역 모 중소병원장은 "확장이전으로 부채가 상당한 상황에서 경영이 부진으로 과잉진료를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이미지가 추락했다"면서 "인근에 양산 부산대병원이 오픈하면서 더욱 힘들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부채를 채 갚기도 전에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개원하면서 경영안정화 기회를 찾지 못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또 다른 병원장도 "부산역 앞에 개원했을 당시에는 환자가 많았는데 이전하면서 부채 부담은 크고 환자는 늘지 않으면서 경영난이 점점 더 심해진 것 같다"면서 "위치적으로도 외곽으로 옮긴 것도 경영난 부진 요인이 됐을 수 있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