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이 스승의 날 풍경을 바꾸고 있다.
과거 과내 행사와 함께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선물이나 꽃다발을 전달했다면 올해 스승의 날은 꽃 한송이를 받는 것 조차 조심스러워졌다.
15일 서울의대 등 복수의 의과대학 교수들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선물을 받았다는 교수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카네이션을 받았지만 꽃다발이 아닌 한송이였고 그나마도 없이 손편지로 대신했다는 교수도 상당수 있었다.
특히 지난달 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정년 교수에게 선물을 했다가 검찰에 입건된 바 있어 올해 스승의 날 분위기는 더욱 썰렁했다.
서울의대 한 교수는 "졸업생에게는 꽃이며 선물을 받았지만 재학생들에게는 선물은 커녕 카네이션도 받지 못했다"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예년 같으면 학생대표나 학년대표를 중심으로 학생들이 모은 돈으로 꽃이나 선물을 준비해 찾아왔지만 올해는 일체 사라졌다는 게 그의 전언.
그는 "선물 등 물질적인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스승과 제자간의 인간적인 교류마저 사라지는 게 아닌가 씁쓸한 점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대 또 다른 교수는 "이전에는 교수실로 꽃다발은 들고 많이 찾아왔는데 눈에 띄게 감소했다"면서 "이를 법으로 다스려야하는 사인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과대학 교수는 꽃이나 선물이 사라지고 편지가 늘었다며 새로운 스승의 날 트렌드를 소개했다.
그는 "가장 큰 변화는 전화와 편지가 늘었다는 점"이라면서 "이전에는 선물이나 꽃다발을 주로 했지만 올해는 편지로 대체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편지를 받는 것도 나름 의미가 있어 색다른 기분이었다"라면서도 "한국의 미풍양속을 법으로 규정하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방의 모 의과대학 교수는 "사실 정도에 따라 문제가 되는 것이지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을 모두 불법적 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결코 좋은 법이 아니라고 본다"면서 "과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