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핑 등 불법 투석기관 근절을 목표로 추진 중인 인공신장실 인증제가 전면 시행 3년 만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를 계기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행하는 혈액투석 적정성평가와 인증제를 통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대한신장학회 김용수 이사장(서울성모병원)은 18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된 KSN 2017 국제학회에서 최근까지 진행한 '인공신장실 인증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인공신장실 인증제는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식사 등을 제공하며 덤핑으로 운영하는 투석실을 걸러내기 위해 신장학회가 마련한 자율적 인증 제도다.
이를 위해 신장학회는 지난 2009년부터 시범사업을 통해 인증제도를 준비해왔으며, 2015년 처음으로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인증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신장학회가 공개한 인증평가 결과에 따르면, 시범사업과 본 사업을 통해 2014년 51개 기관, 2015년 170개의 인공신장실이 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2016년 9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추가 인증평가를 실시해 35개의 인공신장실이 인증을 획득해 총 256개 기관이 우수 인공신장실로 인정받게 됐다.
특히 인증을 획득한 의료기관 중 70개 기관만이 수련병원이며, 나머지 기관은 개원가 인 것으로 나타나 일선 의원급 의료기관들의 높은 참여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르 받고 있다.
신장학회 김용수 이사장은 "국제적 수준의 진료 지침과 국내 실정에 근거한 우수 인공신장실 인증 평가 기준을 마련했다"며 "이번에 진행한 인증평가에는 총 61개의 평가위원들이 참여했다. 한 의료기관 당 2명 이상의 인증평가 위원들이 현지조사를 통해 진료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신장학회는 향후 중복될 수 있는 정부의 제도들과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공신장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에 자칫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그동안 신장학회는 현재 추진 중인 인증제를 정부로부터 인정받기 위해 연구용역을 맡아 수행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하기도 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이영기 교수는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한 평가가 다소 중복되는 면이 있다"며 "하지만 심평원이 적용하고 있는 적정성평가와 다른 것은 인증평가에서는 윤리성을 별도로 평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평원에서도 이를 받아들여 적정성평가에 윤리성 지표를 포함하겠다고 했는데 아직은 실행이 되지 않고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인증제와 적정성평가가 통합된 하나의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신장학회는 향후 이를 통합할 수 있는 하나의 제도 혹은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장학회 김성남 보험법제이사는 "각각의 내용들을 하나로 통합해 하나의 새로운 기구를 설립해야 한다"며 "정부에서는 다양한 만성질환 관리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처럼 혈액투석도 통합해 운영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