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인플루엔자 국가예방접종에 대한 가격이 소폭 인상됐지만 일선 의사들은 여전히 크게 부족한 수준이라며 한숨을 쉬고 있다.
물론 일정 부분 인상은 반길만한 일이지만 여전히 현실성이 없다는 것. 특히 매년 백신대란이 일어났던 것을 상기하며 효율적인 물량 정책을 주문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국가예방접종 심의위원회를 열고 2017년도 백신접종비를 최종 확정했다.
질본에 따르면 올해 어린이 예방접종 가격은 200원이 인상되며 4가 이상의 혼합백신도 300원에서 400원까지 오른다.
또한 노인예방접종의 경우 인건비 등을 감안해 달라는 의료계의 요구를 일정 부분 받아들여 2080원을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일선 개원의들은 그나마 노인예방접종 비용이 오른 것에 안도를 하고 있다. 그나마 인상된 것이 다행이라는 반응.
A내과의원 원장은 "물론 지금도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지만 그거라도 오른 것이 어디냐"며 "많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일정 부분 의료계의 주문을 받아들였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실 어린이도 마찬가지겠지만 어린이와 노인 모두 일반 성인에 비해 접종 시간과 노력이 배 이상 드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보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접종 기간이 늘어난 것도 일정 부분 기대를 가지는 모습이다. 촉박한 일정으로 접종 환자들이 몰려 진료 자체가 불가능해 지는 상황이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는 이유다.
실제로 질본은 매년 되풀이되는 환자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어린이와 노인 모두 예전보다 한달 여 일찍 접종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어린이 예방접종의 경우 2월까지 진행하던 것을 4월까지 연장해 진행한다. 사실상 3달여 접종 기간이 늘어난 셈이다.
B내과의원 원장은 "그나마 몇달이라도 늘어난 것은 다행이지만 보통 독감 유행이나 주의보가 내려진 후에 급작스레 환자가 몰려든다는 점에서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일정 부분만 분산 효과가 있어도 다행"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매년 반복됐던 독감백신 물류 대란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가 많다. 질본도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요폭을 지난해 80~90%에서 올해 90~95%로 늘렸지만 한계가 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이 원장은 "수요폭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실제 공급과 수요를 얼마나 맞추는 지가 관건"이라며 "매년 이를 실패하다 보니 어떻게든 허위로라도 백신을 더 주문하고 웅켜쥐며 상황이 더욱 악화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이런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이번에도 이에 대한 대책이 미비하다"며 "이래서는 백신 대란을 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