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대학병원들은 젊은 유망주들을 선점하기 위한 도구로 변경하고 있지만 이에 반해 젊은 전문의(주니어)들은 이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A대학병원 병원장은 25일 "최근 정말 실력있고 유망한 젊은 전문의들은 오히려 장기 해외 연수를 꺼리는 분위기가 역력하다"며 "우리 때는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기회였는데 의아한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대부분이 장기연수 뒤에 따라오는 의무 근무와 당분간 임상에서 떨어져야 하는 것에 부담감을 갖는 분위기"라며 "병원의 정책과 역행하고 있어 당황스럽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A대병원은 최근 장기해외연수 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혁해 운영하고 있다.
과거 정교수(시니어)들에게 주는 일종의 혜택이었다면 이제는 정교수들의 연수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젊은 전문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 것.
젊은 전문의들에게 견문을 넓힐 기회를 주고 나아가 유망주들을 선점할 수 있는 도구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에 주니어와 시니어 모두 호응이 적다는 점에 있다. 정교수들은 당연히 돌아오던 혜택이 줄어든 것에 불만을 갖게 되고 젊은 전문의들은 오히려 이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이유다.
B대병원도 동일한 방향성을 가지고 조교수 연수 프로그램을 늘렸지만 같은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전임의(펠로우)들은 연수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반면에 조교수 1~2년차들은 연수를 오히려 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B대병원 진료부장은 "아직 스텝(교수 트랙)이 되지 못한 후배들은 연수를 다녀온 뒤 스텝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반면 이미 트랙에 올라선 후배들은 의지가 약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또한 그는 "교수 트랙에 이미 올라선 이상 연수 보다는 임상 건수와 논문 등 승진 요건을 쌓는데 더 큰 관심을 두는 듯 하다"며 "우수한 인재일수록 오히려 더 이러한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는 듯 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경향은 대형병원과 다른 대학병원간에 차이점도 분명하다. 자신의 모교인지, 혹은 병원의 규모에 따라,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차이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대형병원 병원장을 거쳐 중소 대학병원에 재임중인 C원장은 "전 병원에 있을때는 모교 출신 동기생 중에 누가 연수를 가는지가 곧 인정받는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했는데 여기는 그런 분위기가 없다"며 "특히 타교 출신일수록 빨리 스텝을 단 뒤 케이스를 쌓아 모교로 입성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그러니 이들이 몇년씩 연수에 나가 있고 싶겠느냐"며 "병원의 특성과 연수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차이가 있는 듯 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