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게임으로 번진 A대학병원 전공의 폭행 사건의 열쇠는 결국 사법부에서 찾아야 할 듯하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수사권이 없는 수련환경위원회 조차 진실을 가려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공의 폭행 피해자 K씨는 12일 변호사 사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공의 한명을 몰아내기 위해 충분히 소설을 쓸 수 있다"면서 거듭 폭행 및 폭언 사실을 거듭 주장했다.
K씨는 변호사와 동석한 가운데 민원서에 제출했던 폭행 흔적이 담긴 사진과 녹취록 중 일부를 공개했다. 다만, 신분이 노출되는 것을 꺼려 사진촬영은 제한했다.
녹취록은 K씨와 제3의 인물의 대화 중 일부로 K씨의 과실에 대한 증거자료를 내과에도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제3의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의 열쇠인 폭행이나 폭언에 대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은 공개하지 않았다.
또한 K씨는 A대학병원에서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전공의 폭행 등 가혹행위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컨퍼런스를 하는 8층 회의실에서 주로 폭행을 당했으며 나 이외에 다른 전공의도 여전히 얼차려를 받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왜 폭행의 타깃이 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라인이 존재한다. 고등학교 선후배이거나 친구 등 인맥이 있다"면서 "나는 전북의대 출신도 아니고 정형외과만 보고 간 것이라 라인이 없었다"고 답했다.
이날 동석한 K씨 측의 변호사는 "가해자 측이 꿀밤, 얼차려 등 일부는 인정했지만 상당부분 폭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어 증거를 공개하는 것이 망설여진다"면서 추가적인 녹취록은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은 전공의 개인의 폭행 사건이라기 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피해자가 진료당시 문제가 있었다는 증거를 내과를 통해 수집하고 있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이는 전공의 폭행, 폭언 사건인데 가해자 측이 (피해자의 근무태도 및 )인신공격성 발언을 하고 있어 이에 대해 추가적인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가해자 전공의는 "K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이제 법적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된다. 악의적으로 사건을 왜곡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크게 달라 결국 사법부의 판단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또한 사건의 진위를 가려내는데 한계가 있어 수사 결과가 이전에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한편, K씨 측은 10일 우편으로 전주지법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가해자로 지목된 전공의 및 펠로우는 변호사를 선임, 법적대응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