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의사회(회장 김봉옥)는 대한의사협회 여의사 대의원 초청 간담회를 열고 여의사 회원이 의료계에서 역할을 높여나갈 방안을 토의했다고 13일 밝혔다.
간담회에는 의협 대의원 및 교체 대의원으로 활동하는 여의사와 여의사회 회장단 및 상임이사, 감사, 의권위원회 위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김봉옥 회장은 "그동안 여의사들이 개인 역량에 따라 여러 단체에서 역할을 맡고 각자 활동해 왔지만 시스템적으로 후배 여의사를 위해 물려줄 수 있는 것이 있다고 할 수 있나라는 절실한 마음에 간담회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자 의사 비율이 전체 의사에서 4분의1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우리나라 의사 수는 11만8696명으로 이 중 여성이 25.2%(2만9798명)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여의사 비중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협 여의사 대의원(정)은 8명(전체 241명 중 3.3%)에 그치고 있으며 교체대의원 14명(전체 108명 중 12.9%)을 포함해도 총 인원이 22명에 불과하다.
이향애 여의사회 차기회장(의협대의원)은 "여자 대의원이 교체 대의원까지 합쳐도 22명 밖에 안되는 것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단순히 대의원 비율을 높여달라는 요구는 옳지 않고 좀 더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는 면허비율 만큼의 여의사 대의원 수 확보지만 현재 3.3%의 2배 가량인 7%를 단기목표로 삼는 게 우선은 합리적"이라며 "목표 도달을 위해 여의사회와 회원들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적극적인 활동'을 후배 여의사에게 주문했다.
여의사회 윤석완 감사는 "일단 어느 조직에든 들어가서 일을 시작해야 한다"며 "여자 임원이 없는 구의사회에 그 이유를 물었더니 함께 일을 하고 싶어도 여의사들이 안하려고 한다더라"고 지적했다.
여의사회 의권위원회 조종남 위원장도 "35살 때부터 서울 금천구의사회에서 일을 시작했고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느 순간 의협 대의원을 하게 됐다"며 "무엇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심을 갖고, 그 관심을 전파하려는 움직임도 필요하다고 했다.
주영숙 법제이사는 "관심을 가져야 조금씩 바뀐다"며 "옆에 있는 여의사 동료들에게 일할 자리가 있으면 추천하고 독려해 관심을 전파하는데 익숙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찬화 사업이사 역시 "불만을 갖고 있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로 자신이 일할 수 있는 자리에 가서 참여를 시작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여의사회 차원에서 동창회와 지역의사회 등과 연계해 젊고 유능한 여의사 회원을 발굴하는 일에 나서야 하며, 이에 앞서 후배 여의사가 참여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조직문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이뤘다.
김봉옥 회장은 "선배가 후배의 손을 잡고 가는 건 기본이고 후배들은 혹여나 선배들이 먼저 손을 내밀지 못해도 나 일 좀 하고 싶어요라고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양성평등 시대를 넘어 여의사들만이 갖고 있는 장점으로 의료계의 정책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처음 모인 자리라는데 의미가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본회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전국여의사대표자대회 ▲전국 여의사회 지회 순회 간담회 ▲젊은 여의사 멘토링 등의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