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내부 살림을 책임지는 기획상임이사가 1년 간 공석으로 유지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특히 심평원은 내부적으로 기획이사 인선이 늦어지자 관련된 법령 개정을 보건복지부와 논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심평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획이사 공모를 진행해 선임 절차에 돌입했지만 현재까지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
정확하게는 전임 기획이사인 고대의대 윤석준 교수가 물러난 이 후 1년 간 동안 공석을 유지되고 있다. 현재는 황의동 개발이사와 최명례 업무이사가 돌아가며 기획이사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형편이다.
더구나 심평원은 지난해 기획이사 인선을 진행하면서 면접과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결정, 복지부에 보고해 놓고 임명하지 못하기도 했다.
이후 대통령 선거 시기와도 겹치면서 심평원 내부적으로는 새 정부 주부부처인 복지부 장관이 결정된 후로 기획이사 인선을 미뤄놓았던 상황.
심평원은 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공식적으로 취임한 만큼 본격적인 기획이사 인선작업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심평원 관계자는 "계속해서 기획이사 인선이 늦어지는 데다 대선시기와 겹치면서 1년 간 공석으로 유지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제는 새 정부가 들어섰고, 복지부 박능후 장관이 취임했기 때문에 본격적인 기획이사 인선이 진행되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다만, 심평원은 기획이사 인선 전에 이와 관련된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심평원을 포함한 공공기관 임원 인선 시 이른바 '관피아 방지법'이라고 불리는 공직자 윤리법으로 인해 정부 고위 공무원 출신은 임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특히 심평원은 관피아 방지법 상 건보공단과 달리 '전문 공공기관'으로 분류돼 정부 고위공무원 출신 인사가 상임이사로 임명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건보공단은 '일반 공공기관'으로 분류되면서 지난해 공석이던 총무이사에 복지부 비고시 과장 출신인 김홍중 현 총무이사를 임명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심평원은 건보공단과 마찬가지로 '일반 공공기관'으로 분류되기를 희망하면서 복지부와 이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심평원 관계자는 "기관의 조직 관리 및 정원 확대를 책임지는 기획이사이기에 행정적인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자리"라며 "그동안 이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에 복지부 출신 인사들이 기획이사에 임명된 것이다. 1년 동안 공석으로 유지되면서 내부적으로는 행정적 능력을 갖춘 인사가 왔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현재는 관피아 방지법 상으로 인해 복지부 등 정부기관 출신 인사들이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며 "주부부처인 복지부와 이에 대한 문제점을 논의하기도 했다. 현재 이와 관련된 법령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