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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정책 도화선되나…다시 불붙은 의-한 갈등

발행날짜: 2017-07-29 05:30:50

한의약육성법·현대의료기기 등 재점화…감정싸움 양산

문재인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방향이 속속 발표되면서 의료계와 한의계의 갈등이 재점화되는 모습이다.

한의약육성법을 비롯해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 등이 다시 시작되면서 불가피한 갈등이 양산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양측은 감정싸움 양상까지 보이며 극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28일 "지난 정부에서 문제가 됐던 부분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절대 수용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갈등의 시작은 우선 한의약육성법이 도화선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한의약육성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그것이다.

이 법안은 한의약육성발전심의위원회와 기능이 유사한 한방산업육성협의회를 폐지하고 한약진흥재단을 한국한의약진흥원으로 변경하고 업무에 대한 법적 근거를 신설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두고 의료계는 한방산업육성협의회가 최근 1년간 단 한차례의 회의도 없었던 만큼 폐지가 당연하지만 이에 대한 업무를 한방산업육성협의회에 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의견이다.

의협 관계자는 "업무와 성과가 없다면 해당 기구를 폐지하면 되지 다른 위원회에 업무를 넘기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막대한 세금이 투입되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의 역할은 이미 한국보건산업진흥원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업무"라며 "새롭게 한국한의약진흥원을 만들어 중복 업무를 수행하게할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그러자 한의계는 강하게 반발하며 의료계의 독선과 오만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한의약 발전을 위한 법안과 기구에 대해 의료계가 감놔라 배놔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약육성법은 한의약의 발전을 위한 지극히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내용이 담겨있다"며 "한의약 전문가도 아닌 제3자 입장인 의료계가 반대하고 말고할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또한 "더이상 의료게가 한의약의 육성과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며 "이러한 반대를 위한 반대는 스스로 전문가로서 신뢰를 잃는 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갈등속에 현대 의료기기 문제도 다시 수면위로 오르면서 갈등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고 있다.

실제로 박능후 신임 보건복지부 장관은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에 대해 협의체를 구성해 협의해야 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자 한의계는 국민건강권을 위해 당연히 추진돼야 하는 일이라며 박 장관의 정책 방향에 대해 환영의 뜻을 보이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의료계는 있을 수도 없고 협의할 문제도 아니라며 강력한 반대의 뜻을 보이고 있다.

의협 관계자는 "골밀도 기기 시연에서 봤듯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문제는 협의에 대상 조차 될 수 없다"며 "현대 의료기기 전문가인 의사들이 일제히 반대하는 상황에 누구를 모아 협의체를 구성한다는 말이냐"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