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공식화한 가운데 대의원회가 임시 총회를 통해 대표성 있는 비대위를 구성하고 이를 통합할 계획에 있어 주목된다.
의료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중차대한 일인 만큼 최고 의결기구를 통해 공식적인 비대위를 구성하고 전권을 위임받아 투쟁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임수흠 의장은 22일 의협회관 7층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계획을 밝히고 비대위를 통한 투쟁 방향을 설명했다.
임 의장은 "문재인 케어가 발표되면서 의협 집행부는 물론, 각 직역과 지역의 회원들이 각자의 의견을 내고 있다"며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대의원회의 역할을 찾기로 했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이어 "의료계 최고 의결기구인 만큼 임시 총회를 소집해 대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공식적인 대응 방안을 확정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비대위가 구성된다면 전권을 위임받은 대표성 있는 비대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오는 9월 16일 임시 총회를 의결하고 '보장성 강화 방안에 대한 의협의 대응 방안의 건'을 부의안건으로 확정했다.
또한 이 건에 대한 세부 사항으로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여부를 대의원들에게 묻기로 했다. 만약 이 자리에서 이 안건이 의결되면 임총을 통해 공식적인 비대위가 구성되는 셈이다.
임수흠 의장은 "집행부에서 만든 비대위는 상임위의 의결을 거친 특별위원회의 성격일 뿐 공식적인 비대위라고 하기 힘들다"며 "총회를 거쳐 비대위 구성이 확정된다면 자연스럽게 흡수 통합해 운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비대위는 여러 직역과 지역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방향으로 구성돼야 하고 이는 총회로서만 가능한 일"이라며 "굳이 양립된 위원회를 운영하기 보다는 한 곳으로 힘을 모아 투쟁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의장은 비대위가 구성되는 즉시 문재인 케어에 대한 대응 방안을 확정하고 전국 회원들의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협상 또한 강력한 투쟁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강력한 투쟁 계획을 확립하겠다는 의지다.
임 의장은 "결국 협상은 그 시작이 중요하다"며 "시작부터 꺾이고 들어가서는 제대로된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그는 "투쟁의 기반 아래 협상을 진행해야 협상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임총 전까지 반박할 수 있는 근거를 모으며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 총회에서는 추무진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에 대한 평가는 언급하지 않기로 했다. 힘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임수흠 의장은 "이미 7월 중순부터 예고됐던 사안인 만큼 미리 조정하고 반박의 근거 자료를 만들며 대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집행부에 대한 회원들의 불만이 크다"며 "이로 인해 운영위원회에서는 회장의 거취 문제까지 안건에 넣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하지만 최장의 거취 문제 등이 안건으로 올라온다면 의견을 모아 한 곳으로 가기 위한 동력이 떨어진다"며 "지금은 모두가 힘을 모아 투쟁에 나서야 하는 시기인 만큼 이번 총회에서는 이에 대한 평가는 미뤄두고 함께 노력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만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