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정리하면 이렇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부터 칸데사르탄(Candesartan)을 주목해야 할 이유가 나온다.
다양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RB) 약제의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ARB 기전의 약제면 효능·효과도 똑같거나 비슷한 수준일까.
ARB 계열 약제의 임상적 효능과 유용성, 그리고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칸데사르탄 기반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의 임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참석자들은 ARB 제제 중 칸데사르탄이 다른 ARB 성분 대비 적은 용량으로도 강력하고 오래 지속되는 혈압 강하 효과뿐 아니라 복합제로 만들기 쉬운 편이성 등을 지목하며 '칸데사르탄'에 대한 관심을 역설했다.
16일 메디칼타임즈는 대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대사증후군 최신 치료지견 학술토론회를 개최, 그간 ARB 계열 약제의 임상 결과와 최근 등장한 칸데사르탄+로수바스타틴(Rosuvastatin)복합제의 임상결과 정리해 처방 약제 선택 기준을 모색했다.
다수의 논문에서 ARB가 고혈압치료제 중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혈압강하효과도 우수한 것으로 보고된다.
문제는 ARB 계열 성분이 텔미사르탄(Telmisartan)을 비롯해 발사르탄(Valsartan), 이르베사르탄(Irbesartan), 올메사르탄(Olmesartan), 로사르탄(Losartan)까지 다양해 확실한 처방 약제 선택 기준 정립이 쉽지 않다는 점.
이날 동산의료원 심장내과 김인철 교수는 심부전(Heart Failure)와 뇌졸중(Stroke)에 있어서의 ARB약제의 선택 기준 강연을 통해 ARB 약제간 차별성과 임상적 유용성에 대해 고찰했다.
1. 적은 용량으로도 오래 지속되는 효과
김 교수는 "8가지 ARB 약제의 분자 구조를 보면 AT-1 수용체와 결합하는 수가 다르다"며 "로사르탄의 경우 2개, 발사르탄은 3개, 칸데사르탄은 4개의 결합 부위를 가진다"고 밝혔다.
그는 "결합 부위가 많기 때문에 로사르탄 100mg 대비 칸데사르탄은 적은 용량인 16mg으로도 지속적인 혈압강하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이는 로사르탄과 칸데사르탄이 중요한 약학적 차이를 가진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칸데사르탄 성분 16mg과 로사르탄 100mg의 비교 임상(J Hypertens 1999)의 경우 수축기혈압(SBP)은 24시간 동안 칸데사르탄이 11mmHg~16mmHg 사이의 혈압 강하를 나타냈지만 로사르탄은 4에서 11로 낮은 효과를 보였다.
투약 후 24시간이 지났을 경우 효과는 더욱 극명해진다.
김인철 교수는 "로사르탄 100mg 투여군은 투약 24시간이 지난 시점부터 다시 혈압이 상승하기 시작해 36시간이 됐을 때 2mmHg 혈압 강하에 그쳤다"며 "반면 칸데사르탄은 36시간에서도 12mmHg로 혈압 강하 효과를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2. 심부전증에서의 효용성 입증
칸데사르탄 성분을 주목해야 할 필요성은 심부전증 완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김인철 교수는 "울혈성 심부전에 있어서의 에날라프릴(Enalapril)과 칸데사르탄, 그리고 이 둘 조합에 대한 Circulation지 게재 연구에서도 칸데사르탄은 에날라프릴 만큼의 효과와 안전성이 보고됐다"며 "이 두 성분 조합을 썼을 때 좌심실 재형성 예방에 보다 유용한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칸데사르탄을 사용한 경우 운동 부하와 심흉비, 울혈성심부전에 대한 증상·징후에서 중요한 수준의 완화 및 억제를 나타냈다"며 "CHARM 연구를 통해 심부전에 있어서의 칸데사르탄의 효용성 관련 증거들이 많이 쌓였다"고 말했다.
CHARM 연구는 7601명의 심부전 환자를 3개 군으로 나눠 칸데사르탄의 임상적 유용성을 고찰했다연구 결과 칸데사르탄을 복용한 환자(이전 내약성 문제로 ACE 억제제를 복용하지 못했던 심부전증환자)들에 대해 칸데사르탄은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하거나 입원할 위험을 위약군 대비 23%나 감소시켰다.
위약군 대비 ACE 억제제 등으로 치료 받아온 환자들의 경우 칸데사르탄 추가 투여로 사망률 및 입원률은 약 15% 감소, 좌심실 기능이 정상인 환자들이 심혈관 이상으로 사망하거나 입원할 확률은 11% 감소됐다.
김인철 교수는 "칸데사르탄이 ACE 억제제를 복용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모두에 대해 좌심실 기능부전이 있는 만성심부전증 환자의 생존율을 높였다"며 "고혈압 환자의 로사르탄, 칸데사르탄 리얼라이프 비교 연구에서도 칸데사르탄의 심혈관계 관련 사건 발생률이 14.4% 낮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부전의 리스크 감소율 등 고려할 때 칸데사르탄의 임상적 유용성이 더 크다"며 "2011년 JAMA 게재 연구에서도 칸데사르탄의 5년 생존율이 61%, 로사르탄이 44%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3. 뇌졸중에서의 효용성
칸데사르탄의 효용성은 뇌졸중에서도 부각된다. SCOPE 연구는 뇌졸중 발생 감소 효과를, ACCESS 연구는 뇌졸중이 있는 고혈압환자의 심혈관 질환 발생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김인철 교수는 "ACCESS 연구에서 위약군 대비 칸데사르탄은 사망과 심혈관계 사건 발생률이 52.5% 낮았다"며 "SCOPE 연구에서는 칸데사르탄 성분의 칸데사르탄이 대조 그룹 대비 10.9%의 심혈관계 사건 발생 위험도 감소를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수축기 혈압을 10% 낮추면 뇌졸중 위험은 30%가, 이완기 혈압 10mmHg와 수축기 혈압 18~19mmHg를 낮추면 뇌졸중 위험은 무려 50%가 낮아진다"며 "사실 뇌졸중에 있어서 약제 선택에 대한 고민 보다 혈압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ARB 약제에서 성분마다 중요한 수준의 임상적 효용성이 나타난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혈압 강하 효과와 사망률, 심혈관계 사건 발생도, 심부전증 환자에서의 효용성 등을 감안하면 칸데사르탄은 임상에서 무엇보다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패널 토의에서도 칸데사르탄의 효용성을 지목하는 언급이 이어졌다.
이봉렬 대구파티마병원 과장은 "실험실의 연구가 임상에서도 똑같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ARB 약제 선택에서 칸데사르탄은 분명 다양한 이점이 있다"며 "처방시 특정 약제의 효용성 증거 유무는 중요한 문제로, 보통 다양한 임상 데이터가 축적된 약제가 선호된다"고 밝혔다.
남창욱 계명의대 교수는 "로사르탄 보다는 칸데사르탄을 처방하는 경우가 많다"며 "반감기가 긴 약제가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 역할을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최지용 대구가톨릭의대 교수는 "ARB 약제별 역사와 배경에 대해 막연히 처방하는 풍토가 있다"며 "로사르탄, 칸데사르탄의 비교 연구 결과처럼 ARB 약제의 비교나 차이에 대한 지속적인 정보 전달이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령 고혈압 환자에서 보험 급여 문제만 없다면 로수바스타틴과 칸데사르탄의 복합 처방이 장기적으로는 가야할 방향으로 보고 있다"며 "복합제도 약제 크기가 작아 복약순응도가 좋을 뿐더러 임상적 효용성 측면에서도 복합제가 환자에게 이득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