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환자 증가와 더불어 급증하는 진료비 문제가 사회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스타틴 처방 요법에도 불구하고 고지혈증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와 중성지방의 관리 필요성, 새로운 치료 옵션 등을 짚었다. -편집자 주
1. 고지혈증 150만명 시대…"중성지방 무시하면 반쪽 치료"
2. "스타틴 만능 아냐…중성지방 관리 재조명해야" 3. "복약순응도가 관건" 고지혈증 치료제 선택 기준은?
4. "중성지방 관리로 고지혈증 잡았다" 의사들이 말하는 '이 약'
이상지질혈증이란 혈중의 총 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되거나 HDL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기존 스타틴을 이용한 LDL-C 관리에 집중된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 인구 증가, 당뇨병 환자의 인슐린 저항성 증가, 중성지방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 등과 같은 이유로 중성지방 및 HDL-C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중성지방혈증의 대표적인 치료 옵션인 페노피브레이트, 오메가3 계열 등은 복약 시간, 상대적으로 큰 정제 크기, 생선 비린내 등과 같은 복약 순응도를 저해하는 요소들이 자리 잡고 있다. 때문에 복약순응도는 고중성지방혈증 치료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쉽게 말해 이상지질혈증 치료에서 '복약순응도'는 치료 결과를 가늠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지표. 이에 국내 제약사들도 앞다퉈 기존 제제의 체내흡수율, 정제 크기를 개선한 약제를 내놓으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김병진 교수를 만나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에 있어서의 복약순응도의 중요성, 중성지방 치료 약물의 복약순응도를 중심으로 한 약제의 효용성에 대해 물었다.
▲고중성지방혈증의 치료 옵션은?
이상지질혈증의 경우 LDL 콜레스테롤 감소를 위해 1차 치료제로 스타틴 처방이 권고된다. 하지만 스타틴을 사용해 LDL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킬 순 있지만 식습관, 유전에 따른 고중성지방혈증이 있는 경우는 병용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페노피브레이트, 니코틴산, 오메가3가 있다. 이중 페노피브레이트는 중성지방 감소 효과와 함께 HDL 콜레스테롤 증가, 인슐린 저항성 개선 등의 효용성이 있어 가장 많이 선택되는 옵션이다.
특히 페노피브레이트는 대규모 연구에서 효과를 증명했기 때문에 선택에 주저함이 없는 약제다. 제2형 당뇨병 환자 5천 여명을 대상으로 한 ACCORD Lipid 연구의 하위분석에서 환자군의 중성지방 수치가 204mg/dL,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34mg/dL 이상인 환자의 경우 스타틴+페노피브레이트 투여군에서 대략 30% 정도 심혈관 위험도가 떨어졌다. ACCORD 연구뿐 아니라 FIELD 연구 등에서도 비슷한 결과들이 나타났다. 하위 분석뿐 아니라 메타 분석에서도 페노피브레이트 투여군이 비 투여군 대비 심혈관 사건, 관상동맥 위험도 개선이 있었다.
페노피브레이트는 연구에서도 찾아 볼 수 있듯이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 도움을 주는 PPAR-α agonists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인슐린 저항성 개선, 망막변성 신경병증 등과 같이 당뇨병에 관련된 효용성에도 주목 받고 있다.
-PPAR-α agonists는 중성지방 관리 및 혈당 조절에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있어, 낮은 HDL과 높은 중성지방 치료에도 쓰여진다.
▲피브레이트, 니코틴산, 오메가-3 복약순응도 중심으로 각 장단점은?
니코틴 에시드 계열은 국내 시장에서 퇴출됐다. 임상시험 자료 평가 결과 위해성이 유익성을 상회한다는 결론에서다. 중성지방 치료제로 외국에서는 제2의 옵션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안면홍조나 간기능 문제, 용량도 과하게 써야 하는 문제가 있어 임상에선 거의 쓰이지 않는다.
오메가3는 널리 알려져 있고 처방 없이 건강기능식품으로도 쓰이긴 하지만 중성지방 감소라는 임상적 효과를 위해선 고용량 복용이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다. 하루 1000mg을 사용해야 심혈관 사건 위험도를 줄인다는 연구가 있지만 이 역시 대규모로 잘 짜인 연구가 아니다 보니 효용성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중성지방 수치가 200mg/dL를 넘는 경우 2000mg~4000mg을 처방해야 하는데 손가락 한 마디 정도 크기라 복용에 불편함이 따른다. 게다가 오메가3 자체가 기름이기 때문에 위장 장애가 있다. 인지도에 비해 과대평가돼 있다고 생각한다.
임상적 효과 때문에 주 치료제는 페노피브레이트를 쓴다. 중성지방 치료제 대부분이 크기가 큰 편에 속한다. 페노피브레이트도 마찬가지다. 페노피브레이트 약제는 보통 2cm 정도로 오메가3 1000mg 함량과 크기가 비슷하다. 체내 용해도가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공복 시 흡수가 덜 되기 때문에 식사 직후 바로 복용하게끔 한다. 약의 용해도가 떨어지는 공복 상태에서 복용하면 효과가 30% 정도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브레이트 품목들의 복약순응도 개선은 어떤 것이 있나?
앞서 말했듯이 중성지방 치료제 모두 정제 사이즈가 크고 체내흡수율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제약사들의 체내흡수율이나 정제 크기를 줄이려는 노력은 자연스러운 변화로 보인다.
페노피브레이트 제제의 크기는 보통 2cm다. 이상지질혈증은 고령층에서 자주 발병한다. 노인들에게 2cm 크기의 제제는 쉽게 복약하기 어려운 크기다. 게다가 이상지질혈증 환자가 당뇨, 고혈압 약제를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땐 큰 약물이 복약순응도를 떨어드린다. 체내 흡수율이 낮아 식사 직후 복용해야 한다는 것도 불편함으로 작용한다.
기존 단점을 개선한 약제는 주로 크기를 줄이거나 마이크로 공법을 이용해 체내흡수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갔다.
▲복약순응도 관건 측면에서 중성지방 치료제 선택 기준은?
복약순응도 개선은 약제 선택뿐 아니라 치료 효과에서도 영향을 많이 미친다. 특히 고중성지방혈증 환자들의 경우 당뇨병 등 다른 약제를 이미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큰 약제를 싫어한다.
드물지만 위에서 대사가 안돼 음식물 찌꺼기처럼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혈압약이 소화되지 않고 변으로 그냥 바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용해도, 약제 크기가 치료의 효과를 가늠하는 중요한 인자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흡수율을 개선했지만 크기는 그대로인 제품들이 여전히 대다수다. 흡수율이라는 토끼는 잡은 반면, 정제 사이즈라는 토끼는 잡지 못한 셈이다. 실제로 임상에선 고혈압 약제를 선택할 때 임상적, 학술적 근거와 효과가 비슷하다면 알약 크기가 작은 걸 선택한다. 노령 환자들 중에는 작은 사이즈의 약 처방을 원하는 경우도 있다.
당뇨약은 식전에 복용해야 하고 중성지방 약은 식후에 먹어야 한다. 이렇게 하루 두 번 반복한다고 하면 헷갈리거나 귀찮아서 특정 약제만 남아 도는 사례가 나타난다. 따라서 다른 약제와 '함께 한번에' 복용하는 것이 곧 꾸준한 복용으로 인한 치료 효과 상승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페노피브레이트 처방 선택의 기준은 용해도가 높고, 알약 크기가 작은 것이다. 캡슐형 보다는 정제형의 선호도가 높다. 종합해 볼 때 용해도와 정제 크기를 줄인 제품이 나온 만큼 시장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