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물리요법 급여정책과 현대의료기기 사용 법안 발의로 의료계와 한의계의 갈등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서로간에 성명서로 맞불을 놓으며 각을 세우는 한편 국토교통부 항의방문과 법적 대응까지 이어지며 점점 더 갈등에 불이 붙고 있는 것.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은 8일 의협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와 한방물리요법 급여화의 부당성에 대해 지적했다.
추 회장은 "수차례 같은 논란이 있었고 지속적으로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면 안되는 이유를 상세히 설명했는데도 이러한 법안이 발의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러한 법안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면허침해 행위이니 만큼 강경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X레이 등 진단용 방사선 기기는 단순히 찍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왜 찍어야 하는지부터 어떠한 부분을 찍을지 또한 결과물을 보며 어떻게 진단할지를 총체적으로 살펴야 하는 것"이라며 "단순히 찍는 법을 안다고 해서 찍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추 회장은 이날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긴급 공문을 보내 오는 16일로 예정된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이에 대한 논의와 투쟁 방안을 수립해 줄 것을 요구한 상태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자동차보험에 대한 한방물리요법을 급여화 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강경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추 회장은 "국토교통부에 한방물리요법 급여화의 부당성을 알리는 공식입장을 보내놓은 상태"라며 "15일 만약 이 고시가 시행된다면 곧바로 행정소송에 들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김록권 의협 부회장을 비롯한 이사진은 국토교통부에 항의 방문을 하고 한방물리요법 급여화의 부당성을 설명했다.
추무진 회장은 "이미 법무법인과 행정소송에 대한 논의를 끝낸 상태"라며 "두가지 사안 모두 중대한 문제이니 만큼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총력으로 투쟁하겠다"고 못박았다.
의협이 이렇듯 강경책을 내세우며 한방물리요법 급여화와 현대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비판하고 나서자 한의계도 연이어 성명서를 내며 이에 맞서고 있다.
한의협은 추 회장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곧바로 성명서를 내고 "파렴치한 입법 방해 행태에 분노한다"며 "비이성적인 행보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한의협은 의사들이 해당 법안을 발의한 여야 국회의원들의 인터넷 홈페이지와 SNS에 원색적인 비난과 반대의견을 쓰고 있다며 입법 방해 행위가 도를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 부담없이 국민들이 한의학적 의료서비스를 받게 된 것을 의료계가 자신들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의협은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법과 제도까지 의사들은 자신의 이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며 "진솔한 자기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의협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문제 또한 의료 공급자인 보건의료직능간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풀어야 하는 문제"라며 "2만 5천명의 한의사들의 이러한 충고를 끝내 거부하고 여론을 호도한다면 의료계는 보건의료계의 외톨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