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투스 업그레이드 버젼들이 열띤 점유율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의료진 처방에는 결국 '저혈당 안전성'이 부각될 전망이다.
최근 사노피 란투스(인슐린 글라진)로 대표되는 기저인슐린 시장은, 란투스 개선 버젼인 장기지속형 인슐린 '투제오'와 노보 노디스크의 '트레시바(인슐린 데글루덱)' 등이 진출해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
제약사마다의 셀렝 포인트로 심혈관질환을 비롯한 중증 저혈당 안전성 데이터를 한껏 강조하고 있다.
기저인슐린을 처방받는 환자에서 중증 저혈당 발생률이 꾸준히 늘면서, 야간 및 중증 저혈당 우려를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는 약물이 의료진에 각광을 받는 이유로 풀이된다.
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인 김대중 교수(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는 "들쭉날쭉한 혈당변동성을 보이는 당뇨병 환자에 인슐린을 처방할 때, 아무래도 예측 가능한 약물에 손이 가는게 당연한 일 아니겠나"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당뇨병 환자가 의식을 잃고 대학병원의 응급실을 찾는 중증 저혈당 사례는, 실제 국내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중증 저혈당의 발생은 인슐린을 처방하는 의료진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이 되는데, 이들에 혈당 변동성을 예측 가능하다는 것은 그만큼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트레시바를 내놓은 노보 노디스크는 최근 허가 임상이었던 디보트(Devote) 연구를 유럽당뇨병학회(EASD) 연례회의에서 새롭게 분석해 발표했다. 여기서도 중증 저혈당의 발생 위험을 획기적으로 털어냈다는 메세지를 앞세웠다.
심혈관질환 안전성 등을 놓고 란투스와 트레시바의 우열성을 따져보는 게 관전 포인트였지만, 혈당 변화에 따른 사망 위험 역시 주요 전략으로 풀이된다.
당시 발표 자료를 보면, 혈당 변동성과 관련 중증 저혈당을 경험한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이 15일 이내에 사망할 확률은 4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트레시바는 란투스 대비 중증 저혈당의 발생 위험을 40% 가량 더 낮췄으며, 야간 저혈당의 감소폭은 란투스 대비 53%에 달했다는 결과를 공개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해당 당뇨병 환자들이 응급실이나 병원을 찾는 원인 중에 하나가 심각한 저혈당 문제"라면서 "이번 임상을 통해 24시간 및 야간 저혈당 등 중증 저혈당 감소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입장이다.
해당 데이터는 현재 미국FDA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저혈당 발생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근거로 제품 라벨 변경까지 내심 기대하는 모양새다.
특허가 풀린 란투스와 장기지속형 인슐린 신약 투제오를 보유한 사노피 또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최근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투제오가 란투스 대비 저혈당 위험이 적게 발생한다는 메세지를 전달하는 한편, 정상 혈당 유지 시간을 늘린다는데 무게추가 쏠린 모습이다.
김대중 교수는 "차세대 인슐린 주사제들이 다양한 임상에서 중증 저혈당을 뚜렷하게 줄이는 효과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진료현장에서 이를 그대로 체감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다만 데이터를 근거로 했을때, 인슐린 처방 후 환자에서 혈당 수치가 들쭉날쭉하게 나타나는 사례는 확실히 줄어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 발표된 DEVOTE 임상만 보더라도, 심혈관질환 안전성에 있어서는 비슷한 혜택을 보였지만 중증 저혈당에서는 차세대 신약의 혜택이 많았다"며 "앞으로의 싸움은 혈당변동성을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내린 안전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차세대 기저인슐린 시장에는 트레시바와 투제오, 릴리의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버젼인 '베이사글라' 등이 진입하면서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여기에 머크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공동 투자한 란투스 바이오시밀러도 유럽 및 미국지역 승인을 통한 론칭을 앞두고 있는 것.
트레시바의 경우 올해 출시 1년만에 약 250곳의 국내 종합병원에 랜딩하면서 1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으며, 트레시바에 속효성 인슐린을 섞은 새로운 복합제 '리조덱'을 11월경 론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