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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도 못채운 의협 비대위…첫걸음부터 '삐걱'

발행날짜: 2017-09-28 05:00:55

27일 마감 결과 정원 5명 못채워…일부 직역등은 아예 보이콧

문재인 케어와 한의사 의료기기 허용에 대응하기 위한 의료계 비상대책위원회가 첫 걸음부터 삐걱대고 있다.

당초 40명으로 예정된 정원을 다 채우지도 못한데다 첫 회의에 참석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어두운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관계자는 27일 "위원 추천을 마감한 결과 35명의 추천을 받았다"며 "우선 이들을 대상으로 28일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만약 회의 참석 인원이 적다면 회의 일정 등을 조절해야 할 듯 하다"며 "우선 28일 오전 중에야 방향이 정해질 듯 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임시총회 의결에 따라 긴급회의를 갖고 운영 규정과 구성안을 의결했다.

운영규정은 19조로 구성됐고 비대위원은 위원장 1인과 부위원장 4인을 포함해 40인으로 최종 확정한 것.

대위원회 운영위원회와 상임이사회, 각 시도지부, 개원의협의회, 병원협회, 의학회, 대한전공의협의회, 한국여자의사회 등 다양한 직역과 지역을 아우르기 위한 방안이었다.

하지만 27일 접수가 마감된 후 뚜껑을 열어본 결과 35명 밖에 추천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비대위 구성에도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비대위가 각 직역과 지역을 대표해 전권을 갖는다는 대의명분에 흠집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한 대표성 논란도 불가피하다.

특히 일부 직역과 의사회는 아예 위원을 추천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하면서 과연 당초 계획했던 대로 비대위가 속도를 내며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의협 임원을 지낸 A원장은 "말로만 강력한 투쟁을 외치고는 결국 자신들은 나서지 않겠다는 양면성을 보여준 것 아니겠냐"며 "이러한 모양새로 어떻게 비대위라고 대표성과 전권을 갖겠나"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당장 목에 칼이 들어왔는데도 제대로 힘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 의료계의 상황을 절실히 보여준 것"이라며 "이제 강력한 투쟁 의지를 가진 사람들만이 비대위의 결속력을 가지며 가야할 시점인 듯 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비대위에 새롭게 구성된 재야인사 3명은 오히려 경쟁이 붙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의사총연합과 비상대책연석회의 등에서 다수의 위원을 추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결국 대표성을 가진 일부 의사회는 아예 추천을 하지 않고 겨우 자리를 받은 재야인사들은 경쟁적으로 비대위에 오고자 하는 정 반대의 의지가 투영된 셈이다.

의료계 원로 인사는 "그토록 목소리를 높이며 만들자고 아우성치던 비대위에 위원조차 추천하지 않을 수 있느냐"며 "이러한 결집력으로 무슨 투쟁이며 협상을 하겠나"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