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30조6000억원이 들어간다고 장담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34조원 이상이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김형수 연구조정실장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참석해 "정부나 의협이 제시한 수치에 크게 매몰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대신 "얼마나 정확한 근거를 이해관계자가 받아들이고 논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민의당 김광수 의원이 의료정책연구소의 문재인 케어 재정 추계 이유를 묻는 질문에 나온 답이다.
의료정책연구소의 추계가 복지부가 발표한 재정보다 약 4조원 더 많이 나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확한 근거를 만들기 위해 재정추계 항목을 보다 세분화 한 것이다.
김 실장은 "의료정책연구소 추계가 참값은 아니다"라면서도 "정부가 제시한 재정투입 계획을 객관적으로 평가해 세부적으로 나눠 들어가는 재정을 제시하는 게 연구소 역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30조원 계산을 5개 항목으로만 나누고 있어 아쉽다"며 "의료정책연구소는 10개 이상으로 세분화 했다. 3대 비급여도 각각 항목별로 나누는 식이었다"고 했다.
이어 "기존 연구자료를 활용했고 3800개 비급여 전면급여화, 신포괄수가는 근거가 없어 정부가 제시한 것을 인용해 플러스 알파라는 여지를 둔 것"이라며 "그렇다고 문 케어 실행에 4조만 더 있으면 된다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 실장은 한자 '쌀 미(米)'를 인용해 앞으로 의료계와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숫자에 크게 매몰될 필요는 없다"며 "비용추계를 얼마나 정확한 근거로 했고, 그 근거를 이해관계자가 받아들이고 논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쌀 미라는 한자에는 여덟 팔(八)이 두개 들어있다"며 "쌀이 만들어질 때 88번의 노동력과 애씀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고 했다.
이어 "누군가 의료를 저렴하게 이용하도록 만들면 그 차액은 다른 누군가가 메워야 한다"며 "보장성 강화 대책에서 이해관계자 설득하는 과정에서 88번의 노동력과 애씀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