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가 한미약품이 라이센스 아웃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진행을 재확인하면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임상 진행의 불확실성이 감소한 만큼 주가 흐름에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는 시각이 나온 반면,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속한 GLP-1 시장의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임상 개시 여부로 신약 가치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노피는 11월 2일 진행된 3분기 실적 발표 자료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 개시 시기를 4분기로 명기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analog 계열의 지속형 당뇨치료제로 주1회~월1회 투약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의약품 지속시간 연장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파이프라인이다. 동일한 기술이 적용된 지속형인슐린, 지속형인슐린+에페글레나타이드 콤보와 함께 2015년 사노피향으로 L/O 된 퀀텀프로젝트의 일부다.
3개 분기 연속 4분기 임상 시작이 공지되면서 4분기 임상개시에 대한 신뢰도가 보다 높아졌지만 증권가의 전망은 엇갈린다.
먼저 IBK투자증권은 임상 재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파이프라인 가치가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바이오텍들의 주가흐름은 5월 말부터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미 6월 ASCO와 ADA, BIO USA등 행사를 통해 발표된 긍정적 임상결과가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미의 얀센향 L/O 당뇨치료제인 GLP/GCG dual agonist의 임상 재개, 제넥신의 지속형 성장호르몬 소아임상 2상 중간결과 발표, 한미 포지오티닙의 긍정적 임상결과 발표 등 긍정적인 이벤트가 이어졌다"며 "투자자들이 파이프라인 가치반영에 보다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사노피의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재개 역시 이러한 흐름의 하나로 파악되므로 파이프라인 가치 반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는 점에서 바이오텍에 대한 섹터 비중 확대를 주문했다.
반면 DB금융투자는 사노피의 당뇨사업부 실적 하락의 대한이 부재하다고 평가절하했다.
보고서는 "차기 파이프라인 중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속한 GLP-1 시장, 특히 주 1회 주사 GLP-1 시장은 지난 10월 FDA의 허가권고 표결된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 출시가 임박하면서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출시된 주 1회 GLP-1은 총 3종으로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듀리온, GSK의 탄제움, 릴리의 트루리시티가 있고, 노보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가 그 뒤를 이을 예정이다"며 "세마글루타이드는 현재 점유율 1위로 독보적 성장세를 유지한 릴리의 트루리시티보다 우월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우월한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후발주자인 세마글루타이드가 향후 GLP-1 시장을 트루리시티와 경쟁하며 재편할 것이라는 것.
보고서는 "GSK의 탄제움은 지난 9월 자사의 홈페이지를 통해 시장 경쟁력 저하로 2018년 7월 이후 생산 및 판매를 중단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며 "Human GLP-1을 골격으로 해 임상적으로 우월한 결과를 나타내는 세마글루타이드, 트루리시티와는 달리,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바이듀리온과 같은 exendin-4 골격이라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노피가 보유한 1일 제형 GLP-1 애드릭신도 exendin-4를 기본 골격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 점유율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며 "사노피는 마케팅 메시지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exendin-4 골격의 GLP-1을 차기 파이프라인으로 가져간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약물이 가진 프로파일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출시 후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