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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졌던 국가전염병이 돌아왔다" 감염내과 화들짝

발행날짜: 2017-11-14 12:01:56

백일해균 다시 전파 양상 "성인과 의료진 인식 제고 시급"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보급으로 사라졌던 국가 전염병이 최근 다시 전파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의료계와 정부를 긴장시키고 있다.

10여년전에 사라진 것으로 보고됐던 보르데텔라 백일해균(Bordetella pertussis) 사례가 속속 각 대학병원 감염내과에 보고되기 시작한 것.

이로 인해 대한소아감염학회 등은 역학조사를 비롯해 전파지를 점검하는 한편 성인과 의료진의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다.

소아감염학회 관계자는 14일 "NIP로 거의 사라졌던 백일해가 최근 감염내과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다시 보고되고 있다"며 "진원지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이 성인들을 통한 매개감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이들은 백신으로 모두 무장이 됐지만 추후 관리가 되지 않아 성인이 된 후에 다시 백일해에 노출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국가예방접종에 구멍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호흡기 질환으로 1세 미만의 영아가 감염될 경우 사망률이 높아 이미 과거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으로 관리되던 질환이다.

문제는 이 백신의 유효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는 것. 즉 영유아기에 백신을 맞고 청소년기에 재 접종으로 관리가 되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소아감염학회 관계자는 "최대 20살까지는 관리가 되고 있지만 이후 관리가 전무하다는 것이 사라졌던 백일해가 다시 나타난 배경"이라며 "아이들의 병이 성인들에게 나타나 다시 아이들을 감염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질병이 이미 오래전 사라졌던 것으로 보고되면서 의료진들조차 백일해를 의심조차 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됐다는 점이다.

결국 다시 한번 백일해를 박멸하기 위해서는 성인 매개체를 차단해야 하지만 의사들조차 성인은 물론 영유아의 이러한 증상에 의심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

대한소아감염학회가 학술대회는 물론 심포지엄 등을 통해 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는 지속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다.

소아감염학회 관계자는 "이미 정복한 질병으로 여기다 보니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조차 질환을 의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결국 의사도, 이미 접종을 받은 환자도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털어놨다.

아울러 그는 "이미 미국 등 선진국들은 임신상태의 산모에게 접종을 권하는 등 예방 조치와 함께 성인예방접종에 해당 백신을 투입해 이를 통제하고 있다"며 "정부와 의료진, 국민들의 인식 제고가 시급한 실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