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증 기준을 갖춘 동물실험 시설을 구축하면서 전임상 연구 클러스터가 완벽하게 구축됐다. 조만간 메르스, 사스, 조류 독감 등 국가 재난형 전염병 치료법 개발이 가능한 연구소를 만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백롱민 의생명연구원장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내년말 완공 예정인 지석영 의생명연구소와 현재 헬스케어혁신파크(HIP)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백 연구원장에 따르면 동물실험실을 갖춘 지석영 연구소는 연면적 2992평에 건축면적 709평(지하 3층, 지상 1층)으로 내년 말 완공 예정으로 총 425억원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지석영 연구소는 소동물 3만 5천마리, 중대동물 205마리를 확보하고 ABSL3(생물안전 동물실험시설의 최상위 단계인 3등급 동물실험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또한 MRI, CT등 영상촬영장치를 통해 실험 결과를 확인, 동물을 죽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영상실험센터를 운영,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특히 동물실험에 사용되는 동물의 복지에도 각별하게 신경을 썼다는 점에서 기존의 동물실험실과 차별화된 점.
백롱민 연구원장은 "지금까지 임상연구에만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전임상연구가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제 국내에서 개발 단계에서부터 마지막 임상까지 가능해진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연구소는 공공재처럼 모든 연구자에게 개방할 예정"이라면서 "사실 이 같은 연구소를 구축하려면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많을 필요도 없다. 누구나와서 실험하고 연구할 수 있도록 열어 두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경쟁력은 앞서 오픈한 헬스케어혁신파크와의 시너지. 지금까지는 동물실험실과 연구실 및 랩이 별도의 공간에 존재했다.
하지만 지석영 연구소는 동물실험실과 더불어 기존에 입주한 기업의 연구소 및 랩이 공존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매력적.
특히 1800병상 규모의 분당서울대병원의 인프라까지 합쳐지면 더욱 큰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백 연구원장은 지석영 연구소를 기반으로 향후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전 세계적 변화의 흐름 중 하나가 병원이 진료만 해선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이라면서 "병원 입장에선 새로운 기회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이미 환자진료 이외 연구비 수입이 높은 병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한국 또한 진료비 수입으로 병원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인 만큼 연구분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령, 최근 분당서울대병원이 개발한 EMR시스템을 미국, 중동 등에 구축해 진료 이외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듯이 이 같은 아이템을 10~20개 보유한다면 경쟁력을 갖춘 병원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는 단순히 한개 병원의 수익창출을 떠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국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면서 "새로운 먹거리 창출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국내 병원 주도 최대 규모의 동물실험시설을 갖추기까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이를 유지하는 것 또한 만만찮다.
그는 "시설을 갖추는 것도 어렵지만 유지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아직까지 동물실험실 운영은 수십억원의 적자가 예상되는 구조다.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겠지만 국내 연구 인프라를 한단계 높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