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뇨기과가 아니라 '비뇨의학과'다. 60여년만에 전문과목 이름을 바꿨다.
하지만 바뀐 이름을 현장에 반영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간판을 바꾸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14일 비뇨기과 개원가에 따르면 실제 현장에 비뇨의학과라는 이름을 반영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고민의 기색이 역력했다. 물론, 비뇨의학과 이름 변경으로 비뇨기과에 대한 문턱이 낮아질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앞서 정부는 국무회의를 열고 비뇨기과 명칭을 비뇨의학과로 바꾸는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심의 의결했다.
서울 P비뇨기과 원장은 "간판 바꾸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인건비와 사다리차 비용 부담이 특히 커 간판 교체에만 수백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다 명찰, 병원 유인물, 명함 등을 모두 바꿔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쉽게 할 수 있는 결정이 아니다"고 털어놨다.
경기도 B비뇨기과 원장도 "간판을 바꾸는 데만 10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이름이 바뀜으로써 기존 명칭에 대한 환자들의 부담감은 없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사람들이 잘 적응을 한다 싶으면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비뇨의학과라는 명칭이 보다 사람들 사이로 파고 들어갔을 때 간판도 바꾸겠다는 분위기다.
서울 M비뇨기과 원장은 "비뇨기과보다는 어감이 좋은 만큼 명칭 변경을 환영한다"면서도 "법적으로 강제하는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당장 (간판을) 바꿀 생각은 없다. 동료 개원의의 분위기를 봐서 바꾸려고 한다"고 했다.
서울 Y비뇨기과 원장도 "간판도 글자 수와 사이즈 하나하나가 비용과 연결된다"며 "사람들에게도 익숙해져서 친근감을 느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대학병원에서는 명칭을 바꾸는 분위기더라"라며 "대학병원이 바꾸고,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하면 점차 비뇨의학과라는 명칭이 광범위하게 퍼지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실제 대학병원들은 이름 바꾸기 작업에 나섰다. 서울 A대학병원은 병원 리모델링 공사 과정과 맞물려 비뇨의학과로 명칭을 일찌감치 바꿨다.
대한비뇨기과학회 천준 이사장은 "보건복지부와 논의해 비뇨의학과로 이름 바꾸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전국 대학병원과 수련병원에 전달하기로 했다"며 "개원의는 비뇨의학과로의 명칭 변경을 권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립선, 요실금 등 치료를 하는 비뇨기과 개원가도 많기 때문에 환자가 혼동을 느끼지 않도록 일정 시기에 변경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명칭 변경을 하면 환자 증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