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5.4의 지진이 경상북도 포항을 강타했다. 여진 공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병의원도 지진피해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전자제품 파손 및 벽면 균열은 기본. 땅이 흔들리면서 조제기가 넘어져 병원 직원이 부상을 입는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지진피해 의원 신고 13건…인명피해까지 발생
포항시의사회에 따르면 16일 오전까지 지진 피해 신고는 총 13건이 들어왔다. 이 중에는 인명피해 신고도 있었다.
포항시의사회 관계자는 "소방호수 파손으로 진료실 바닥 침수, 승강기 고장이 가장 큰 피해였다"며 "벽걸이 TV가 떨어져 파손을 비롯해 유리 장식장, 화분, 차트 보관함 등이 쓰러져 파손되는 피해가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진 진원지인 북구의 한 정신병원에서는 직원이 조제실의 조제기가 넘어지면서 대퇴부 근육 파열 부상을 입었다"며 "여진이 이어지다 보니 여전히 불안함이 이어지고 이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오래된 건물은 실내외 벽면에 균열이 생겼고 화장실 타일이 떨어지기도 했다. 지진이 발생한 15일에는 아예 일찍 문을 닫은 의원들도 속출했다.
1년여전 경주 지진을 경험했던 경상북도의사회는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김재왕 회장은 진료를 접고 16일 오전 포항으로 향했다. 성금을 내는가 하면 의료지원도 나설 예정이다.
김 회장은 "지진 피해도 문제지만 이후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다"며 "경주 지진 때도 지진 충격으로 소화가 안된다, 두통이 심하다, 잠이오지 않는다는 환자가 많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경주지진 당시 관련 학회와 지진 후 발생하는 외상후스트레스에 대비하는 매뉴얼을 만들었다"며 "이번 지진에서도 발생 즉시 병의원에 매뉴얼을 배포했다"고 말했다.
또 "포항 지진피해 현장상황실에서 현황을 파악하고 약 1000명의 지진피해 이재민이 있는 흥해실내체육관을 살펴본 후 즉각 외상후스트레스 관련 상담을 할 수 있는 부스를 만들어 의료 지원을 할 것"이라고 했다.
외래 중단하고 환자 대피…16일 지진피해 환자 내원↑
포항시내 병원급 의료기관도 외래를 중단하고 긴급히 환자를 대피시키는 등 혼란을 겪었다. 지난해 경주 지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충격이 컸다는 게 병원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지진피해로 병원을 내원한 환자가 늘어나고, 지진피해가 컸던 경북 흥애읍으로 의료봉사 지원을 나가는 등 분주한 모양새다.
포항선린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10층 규모의 병원인 만큼 고층에 입원했던 환자들은 흔들림을 크게 느꼈으며 진동으로 집기, 서류 등이 쏟아지기도 했다.
다만, 직원들이 발빠르게 환자를 대피시켜 인명피해는 없었으며 건물 외관 등에도 큰 피해는 없었다.
인근의 선린요양병원도 환자 전원을 대피시키는 등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거동이 가능한 환자는 직접 대피했으며 와상환자는 간호사 등 직원들의 도움으로 침대에 눕거나 엎힌 채 대피했다.
포항선린병원 관계자는 "지진 발생으로 즉각 외래를 접고 환자 대피에 주력했다"면서 "병동 내 환자는 1시간 30분가량 이후에 병동으로 복귀했으며 외래진료는 약 2시간 중단했다가 재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기, 가스, 수도, 냉난방시설 등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라면서 "어제 지진으로 놀랐던 환자들도 이제 마음을 추스리고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16일 오전 9시경 여진이 있었지만 정상 진료 중이다.
병원 관계자는 "어제부터 지진피해에 따른 환자가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외래 등 진료가 오히려 바쁘다"라면서 "어제 중상 2명 중 1명이 응급실로 실려왔으며 어제 파악된 총 50명의 응급환자 중 17명도 치료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