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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우병 롱액팅 신약 공세 "처방 경험 무시 못해"

원종혁
발행날짜: 2017-12-11 05:00:44

기존 치료제 고수 여전 베네픽스 점유 80%…스위칭 따른 안전성도 부담

혈우병 시장에서 신규 '롱액팅 주사제'의 지각변동 보다는 장기간 처방경험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내 약 2천명의 환자가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희귀질환인 혈우병의 경우, 안전성과 관련 십수년간 축적된 처방 경험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것이다.

최근 혈우병 치료제 시장에는 작년과 올해에만 3개의 신약이 허가를 받으며 눈길을 끌었다.

실제 올해 하반기 허가된 혈우병 신약은 ▲UCB 제약 혈우병A 치료제 '엘록테이트'를 비롯 ▲샤이어 혈우병B 치료제 '릭수비스' ▲바이오젠 '알프로릭스' 경우 기존 제품 대비 반감기를 늘린 롱액팅(long-acting)제제로, 자가주사 횟수를 줄였기 때문에 등장 당시 시장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왔다.

그런데, 롱액팅 제제가 먼저 출시된 해외 상황을 살펴보면 이러한 기대감은 아직 이른감이 있다.

미국의 경우 신규 품목의 공세 속에서도 여전히 혈우병B 치료제 20년 강호 화이자 '베네픽스'의 리딩이 이어지는 상황.

국내에서도 국내 혈우병A 시장에서는 출시 3년만에 처방이 시작된 화이자 '진타'가 녹십자 '그린진F' 박스앨타의 '애드베이트'와 함께 3강 체제를 구축했고, 혈우병B 분야에 베네픽스는 라이벌 품목인 릭수비스의 출시에도 불구 여전히 8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를 보이고 있다.

롱액팅 주사제의 시장진입에도, 기존 치료제들에 축적된 효과와 안전성을 무시 못하기 때문에 약물전환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오랜 시간 만족스럽게 치료를 유지해온 환자에서 치료제 전환에 따른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치료제로 스위칭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특히 이유가 반감기 연장에 따른 주사횟수 감소라면, 용량 조절을 통해 치료를 유지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베네픽스의 400 임상에 따르면, 베네픽스 주 1~2회 유지요법은 보충요법 대비 연간 출혈 발생률을 89.4% 낮추고 혈전생성이나 항체생성, 알레르기 반응, 적혈구 응집반응은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화이자제약 관계자는 "베네픽스는 최초의 유전자 혈우병B 치료제로, 소아에서 성인까지 넓은 연령에서 20년 동안 9400명 이상 환자에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다"면서 "한국화이자는 선진국 보다 빠르게 개선된 디바이스 도입을 결정했고, 주 2회 이상 혈관주사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의 투약 편리성을 극대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혈우병 환자 평생 자가주사 "디바이스 편의성, 환자교육 프로그램 중요"

경쟁에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혈우병 치료가 환자 자가주사를 통해 이뤄지는 만큼 디바이스의 편리성과 일상생활에서의 편의성이다.

특히 환자 삶의 질을 좌우하는 디바이스 편의성의 경우, 피스톨을 밀면 재조합이 끝나는 '올인원 디바이스'를 사용하는 품목은 국내에서 '진타 솔로퓨즈'가 유일한 상황.

해당 품목은 평균 27초만에 재구성이 끝나는데, 실제 환자 설문조사에서도 올인원 디바이스로 치료 받는 환자들은 치료 만족도와 치료 순응도가 높게 나타났다.

또 투약 준비과정을 간소화할 수게 희석액을 미리 채워놓은 '프리필드 시린지(사전충전형 주사기)' 제형은, 현재 '그린진F'와 '베네픽스'가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올해 국내 론칭 15주년을 맞은 베네픽스의 디바이스는 바늘 대신 어뎁터로 바이알과 희석액을 섞을 수 있고 2년 간 실온보관이 가능해, 아침 유지요법을 보다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이처럼 개선된 디바이스가 보급되면서 혈우병 환자들의 생활반경도 넓어졌다. 때문에 생활 속 편의성을 높여줄 환자 키트 제공 여부도 차별점이 된다.

화이자제약은 "트레블키트는 영문으로 치료증명서 치료제 소개문이 담겨있어 환자들이 공항 검색대를 쉽고 빠르게 통과하도록 돕는다"면서 "또 환자의 세균 노출 위험을 최소화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위생적인 재구성을 돕는 멸균매트도 환자들에게 각광받는 키트 중 하나인데, 멸균매트는 국내 환자들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기적으로 정맥에 자가주사를 놓아야 하기 때문에, 간호사 방문 교육과 온라인 프로그램과 같은 환자 교육 프로그램의 운용도 필수사항으로 꼽힌다.

화이자의 베네픽스나 진타 솔로퓨즈를 사용하는 환자에는, 맞춤형 의료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간호사 방문 교육이 제공되고 있다.

약물투여 환경과 스케쥴을 모니터링하고 효과적인 투여방법을 안내하는 온라인 프로그램은, 샤이어와 화이자 등 메이저 제약사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