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진행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재지정과 관련해 주요 잣대가 되는 '진료권역' 설정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은 지난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진행되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과정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진료권역별 상급종합병원 소요병상 수' 고시 일부개정안을 공지한 바 있다. 소요병상 수는 진료권별 중증환자 등 진료량에 따른 필요한 병상수를 예측한 추정치로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핵심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한다.
올해 조사한 상급종합병원 소요병상 수는 총 4만 5458병상(전년주기 4만 4637병상)으로 서울권은 1만 3380병상으로 전년주기(3년 전) 1만 3446병상 보다 줄었다.
경기서북부권의 경우 4909병상에서 5115병상, 경기남부권은 4306병상에서 4523병상, 강원권은 1732병상에서 1766병상, 충북권은 1515병상에서 1589병상, 충남권은 3500병상에서 3658병상, 전북권은 1923병상에서 2026병상, 경북권은 4860병상에서 5022병상, 경남권은 7597병상에서 7648병상으로 3년 전에 비해 모두 늘었다.
반면 전남권은 4162병상으로 추정돼 3년 전 4204병상보다 되레 감소했다.
이를 상급종합병원 진료권별 51개 신청병원에 대입하면 해당지역의 경쟁을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소요병상 수 증가(51병상)에 비해 신청병원이 2개소나 늘어난 경남권의 경쟁이 가장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병협 홍정용 회장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해 신청병원들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며 "특히 경남권은 새롭게 신청한 병원이 늘어난 것에 비해 소요병상 수 증가가 크지 않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에 홍 회장은 향후 상급종합병원 재지정 지침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지역의 의료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소요병상수를 나누는 지역단위를 더욱 세분화하자는 것이다.
홍 회장은 "일부 신청병원들은 이미 상급종합병원 지정 혹은 탈락 여부를 예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소요병상 수를 나누는 지역단위는 너무 크게 나눠져 있다. 때문에 일부 지방은 상급종합병원이 없는 곳이 발생할 수 있는데 지역단위를 새롭게 나눠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복지부가 기존 43개 상급종합병원의 수를 늘릴 방침은 없는 것 같다"며 "하지만 지역 안배를 고려했을 때 이러한 지침도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