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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크 수술환자 보호대 설명 소홀했다 6억 배상

박양명
발행날짜: 2017-12-13 12:00:55

서울고법 "단순히 착용하라는 데서 끝나면 안 돼…이유·방법 등 설명"

목 디스크 수술 후 의료진은 목 보호대 착용에 대해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까.

단순히 "목 보호대를 착용해야 한다" 정도의 설명만 한 병원이 6억여원에 달하는 손해배상을 할 상황에 놓였다.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재판장 민중기)는 최근 목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사지마비가 된 환자 A씨가 경기도 B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병원 책임을 60%로 제한하고 환자에게 6억1655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1심 때보다 700여만원이 더 늘어난 액수다.

계단에서 구르는 사고를 당한 A씨는 경추(목뼈) 5-6-7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B병원은 미세현미경적 전방 추간판 절제술 및 경추체간 인공디스크 삽입술을 진행했다.

수술 후 병실에서 안정을 취하는 A씨에게 간호사는 목 보호대의 고정 벨크로를 느슨하게 풀어줬다.

이후 간병인이 간호사에게 A씨가 화장실에 가도 되는지 물었고, 가도 된다는 답을 들었다. 간병인은 A씨가 일어서는 것을 부축했고, 그 과정에서 A씨 목이 꺾이면서 어깨 뒤쪽에서 '삑'하는 소리가 났다.

이후 A씨는 왼쪽 다리 및 팔 감각이 무뎌지는 등 마비증상을 호소했고 의료진은 MRI 검사 후 2차 수술을 실시했다. 현재 A씨는 척수손상으로 인한 사지마비 상태다.

A씨는 "B병원은 환자에게 목 보호대 착용 방법 및 주의사항에 대해 충분한 지도, 설명을 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B병원은 "환자 및 간병인에게 수술 뒤 주의사항으로 반드시 목 보호대를 착용할 것과 침상에서 안정 중 보조기 느슨하게 한 경우 일어나거나 보행 및 이동시 반드시 보조기 단추를 잠근 후 이동할 것을 교육했다"며 "안내문을 환자 곁에 걸어두는 등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법원은 B병원 측의 과실을 인정했다.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것.

재판부는 "B병원은 목 보호대를 착용해야 한다는 정도의 설명만 할 뿐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며 "진료기록부에도 설명했다고 볼만한 기록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병원은 목 보호대 착용이유, 착용방법, 주의사항 등을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환자가 누운 자세에서 일어서면 목 보호대 착용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하게 조이는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지도 설명할 의무가 있다.

재판부는 "목보호대가 느슨하게 착용된 경우과 적절하게 조여진 경우를 구분하고 고정 벨크로를 조이는 방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지는 않았다"며 "환자 침대옆에 비치한 안내문에도 목 보조기를 착용해야 한다는 취지로만 기재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내문은 환자 옆 링거줄에 달려있어 목을 움직일 수 없는 환자가 직접 확인 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