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이나 제약사는 보건의료 연구에 한계가 있으나 국립보건연구원은 민간이나 기업에서 실패위험이 높은 연구가 가능하다."
국립보건연구원 박도준 원장은 20일 오송에서 가진 전문기자협의회 간담회에서 보건의료계가 연구력과 예산을 지닌 연구원을 십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박도준 원장은 과기부와 식약처, 농림부, 복지부 등이 함께한 다제내성균 관련 연구 회의에 참석했다.
박 원장은 "이대목동병원 사태로 관심이 높아진 다제내성균 연구를 위해 다부처 협의를 진행 중이다. 보건연구원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으며 상당부분 진척됐다. 과기부를 통해 400억원 규모의 예산이 배정되면 내년부터 다제내성균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내분비내과 전문의인 그에 따르면, 항생제 내성균은 인체 내 있는 0.5~1.5kg 세균이 면역력이 약해졌을 때 내성균이 활성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보건연구원이 주목하는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은 창의적 연구이다.
박 원장은 "올해 첫 도입한 창의적 연구는 연구원 내 2개 정도의 과제를 선정해 진행 중에 있다. 연간 2억~3억원이 지원되며 해당 연구는 실패 리스크가 크지만 성공 시 국민건강과 국부창출에 기여할 주제를 선정했다. 연구자들이 단기간 성과에 연연하지 않도록 독려 중으로 기대효과를 보면서 외부 과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임기 1년 8개월째를 맞은 박도준 원장의 고심은 전문인력 확보이다.
현재 국립보건연구원 전체 인원 370여명 중 의사 출신은 원장을 포함해 4명에 불과하다.
박 원장은 "연구예산은 부족하지 않은데 전문인력이 부족하다. 연구자들은 연봉이 낮아도 연구환경만 좋으면 지속적으로 연구를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의 내년도 예산 1089억원 중 연구개발(R&D)는 605억원으로 처음으로 600억원을 돌파했다.
내년도 사업 중 공공백신개발 지원센터(2020년 완공 예정)과 국가병원체자원은행(2020년 완공 예정)도 역점 사업이다.
박 원장은 "국민건강과 안보에 반드시 필요하나 낮은 상업성과 위험성으로 민간개발이 어려운 신종 감염병과 생물테러 백신 개발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이미 결핵 백신과 SFTS(중증혈소판감소증후군) 백신 후보물질을 가지고 있다"며 연구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박도준 원장은 "대학병원에서 연구할 때는 자기 분야만 보나 국립보건연구원은 보건의료 연구 전체를 본다. 병원이나 의과대학, 기업과 경쟁할 생각이 없다. 연구원은 항상 열려 있으니 언제든 적극 활용해 달라"라며 의료계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