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보호와 대리인 역할을 해야 할 건보공단의 이사장으로서 기본적인 철학과 입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건강세상네트워크(이하 건세)는 5일 논평을 내고 "김 이사장이 취임식에서 발언한 내용을 볼 때 가입자 대리인 조직으로서 건보공단이 새로운 입지를 다지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건세에 따르면 건보공단의 존립이유는 건보공단의 재량권에 있는 보험재정 운영, 공급자와 수가계약 및 약가협상, 보건복지부 및 기타 유관기관과 관계형성에서 가입자 관점을 대리하고 관철시키는 것이다.
그럼에도 "건보공단은 보험료 징수집단의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으며 보험자-피보험자 구도에서 피보험자 관리가 주된 권한인 것으로 인식돼 왔다"며 "공급자와 관계에서 가입자 보호와 대리인 역할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건보공단 이사장으로서의 기본적 철학과 입장이 전혀 안보인다"고 지적했다.
건세는 "김 이사장은 정책과제 중 문재인케어 안착과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 실현에 주안점을 두면서도 400만명의 생계형 체납자 문제는 거론조차 하지 않았다"며 "생계형 체남자 문제는 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문재인 케어의 성공을 강조하려면 광범위하게 형성된 사각지대 해소 의지부터 밝혔어야 한다는 게 건세의 주장이다.
건세는 "공급자와 관계에서 문재인케어와 연관된 적정보상 문제를 거론하는 것도 적합하지 않다"며 "수가보상 적정성은 가입자 입장이 반영된 사회적 합의 대상이지 건보공단이 임의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동안 수가협상 과정에서 건보공단이 수가보상의 재정중립 원칙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여부를 엄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유통회사의 육성, 지원이 건보공단의 주된 임무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건세는 "건보공단의 권위와 위상은 가입자가 부여하는 것"이라며 "시민이 참여하는 민주적인 거버넌스를 구성하고 낮은 자세에서 가입자의 고충부터 헤아리는 건보공단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