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형 독감이 이례적으로 동시에 유행하면서 이 둘을 동시에 예방하는 4가 백신이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일부 제약사에서는 물량이 남은 3가와 달리 4가 백신이 먼저 완판되면서 B형 전체에 예방 바이러스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4가 백신으로 선호도가 기울고 있다는 평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 일양약품 등의 제약사가 4가 백신 생산량이 모두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4가 백신은 기존의 3가 독감백신에 B형 바이러스주 1종을 추가해 예방범위를 더욱 넓힌 것이 특징. 3가 백신이 노인독감 무료 접종사업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병의원은 '4가 백신=프리미엄'이라는 공식으로 환자를 공략하고 있다.
보통 겨울 초엔 A형(H1N1·H3N2)이 먼저 유행하고 이후 B형(빅토리아·야마가타) 독감이 유행하지만 올해는 이레적으로 A형과 B형 모두 동시 유행하는 형태를 띄고 있다.
3가 백신은 A형 2종과 B형 1종을 포함하고, 4가 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을 포함하고 있는데, 올해는 WHO의 B형 바이러스 유행 예측에 실패하면서 3가 백신에 없는 B형 야마가타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3가와 4가 백신의 출하 물량은 각각 310만, 225만 도즈였다"며 "NIP 사업에 사용되는 3가 백신은 출하량의 80~90% 납기된 반면, 4가 백신은 모두 완판됐다"고 밝혔다.
그는 "접종하면서 바이러스 예방 가짓수가 더 많은 4가 백신의 선호도가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며 "제약사들이 경쟁적으로 4가 백신 개발과 출시에 나선 것도 이를 방증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업계는 2016년이 4가 독감 백신의 원년이었다면 2017년은 4가 백신의 '쐐기'를 박는 한해였다는 평.
GSK 백신사업부는 지난해 10월 국내 50~64세 남녀 16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영향 요인' 결과를 발표, 백신 선택에서는 기존 3가 대비 4가 인플루엔자 백신 선호도가 높았다는 점을 분석한 바 있다.
인플루엔자 감염위험이 높은 만성 심혈관질환자 및 인플루엔자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고 학력이 높은 집단일수록 4가 백신 접종 비율이 높았던 것.
일양약품 관계자는 "4가 독감 백신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2016년에는 출하 비율이 8:1이었지만 2017년에는 6:1로 4가 백신의 비율이 다소 늘어났다"며 "올해 출하 물량 모두 완판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3, 4가의 동시 유행으로 다소 비용이 높더라도 바이러스 커버리지가 많은 4가 백신의 선호도가 더 올라갈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녹십자 역시 작년 3가와 4가 백신 모두 400만, 400만 도즈로 같은 비율로 시장 출시를 했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4가 백신의 가격이 보통 3가 보다 1~2만원 비싸지만 무료 예방접종 항목이 아니라서 프리미엄 백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유료 접종자의 경우 대다수 4가 백신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