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렴한 약값을 강조한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이었지만, 실제 비용 혜택에는 물음표가 달렸다.
투약이 간편한 '피하주사(SC) 제형'쪽으로 의료진의 처방 패턴이 옮겨가는 상황에서, 정맥주사제로 출격한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경쟁력에는 "약가 차이가 크지 않은 이상 지켜봐야 한다"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유방암 분야 800억원 가량의 국내 매출을 점하고 있는 허셉틴 경쟁이 여기에 속한다.
최근 제약산업분석업체인 EP Vantage가 내놓은 올해 제약시장 전망보고서에서도 휴미라(아달리무맙)를 비롯 엔브렐(에타너셉트), 허셉틴(트라스투주맙) 등의 바이오 항체의약품의 지속 성장세를 관망했다(메디칼타임즈 1월 3일자 보도).
그런데, 이들 바이오의약품들 대부분이 현재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와의 경쟁에 직면했다는 게 주목할 점이다.
이미 국내에서는 셀트리온제약이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에 작년 4월 보험약가를 취득한 뒤, 8월부터 국내 처방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오리지널vs바이오시밀러 고용량 품목, 연간 투약비용 차이는 6만원?
셀트리온이 허셉틴과 동등하게 조기 유방암과 전이성 유방암에 적응증을 받은 허쥬마의 허가용량은 두 개 품목이다. 모두 정맥주사제로 저용량(150mg) 및 고용량(440mg)이 각각 37만2692원과 89만3531원의 약가가 책정된 것.
오리지널인 허셉틴의 경우, 국내에 허셉틴150mg(정맥주사 제형)과 허셉틴600mg(피하주사 제형)이 공급되는 가운데, 고용량 피하주사제 처방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건은 실제 환자에 처방되는 연간 투약비용의 차이다.
셀트리온측은 "체중이 60kg 기준인 성인 조기 유방암 환자가 허쥬마 440mg을 투여받을 경우 오리지널 150mg 3병을 투여받을 때와 비교해 연간(18주기 투여 기준) 약제비가 30% 정도 줄어든다"고 밝혔다.
특히 약제비를 전액 환자가 부담하는 비급여 영역의 초기 유방암 환자의 치료 비용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그런데 고용량과 저용량 품목간에 비교가 아닌, 허셉틴과 허쥬마 고용량 품목을 직접 비교해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고용량 품목의 국내 보험약가를 비교해보면, 유방암 환자 평균 몸무게 57.2kg를 기준 허쥬마440mg(89만 3531원)과 허셉틴SC 600mg(98만 7366원)은 1회 평균 치료비용에 10만원 가량의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HER2 양성으로 급여 대상이 되는 환자에 '암환자 본인부담금 5% 특례제도'를 적용하게 될 경우, 실제 연간 투약비용의 간극은 이보다 더 줄어든다.
허쥬마440mg에 비교되는 고용량 품목인 허셉틴600mg(SC) 사용시, 해당 특례제도를 반영하면 1년 투여비에서 6만원 가량으로 차이가 줄기 때문에 '약 30%의 약가 차이'는 실질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허쥬마440mg과 허셉틴150mg 세 바이알의 가격을 비교하고 있지만, 당연히 용량이 클수록 약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허셉틴의 가격이 28% 가량 높다고 할 수 있다"면서 "고용량 품목으로 허셉틴600mg 피하주사제형이 대체하는 상황에서, 투약비용 차이는 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슈는 "허셉틴은 유방암 표적치료제 중 유일하게 정맥 및 피하주사 제형을 보유한 상황"이라면서 "실질적인 가격 차이가 적은 것외에도 투약을 위해 입원을 할 필요가 없는 등 제형의 편의성에 있어서 600mg의 효용 가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