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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행 치닫는 의료전달체계 개편안…외과계 보이콧

발행날짜: 2018-01-17 05:00:57

의협 2차 간담회 요청 공식 거부 "허공에 메아리 한계왔다"

의료전달체계 개편을 둘러싼 의료계 내부갈등이 더이상 손 쓸수 없을 만큼 곪아가고 있다.

18일로 사실상 데드라인이 설정된 가운데 외과계가 아예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실상 권고안 마련은 물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16일로 예정됐던 대한의사협회와 외과계 의사회와의 2차 간담회가 외과계의 공식적인 거부의사로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협 관계자는 "16일 외과의사회, 17일 내과의사회와 만남을 갖고 최종적인 개선안을 낼 계획이었지만 외과계 의사회에서 거부 의사를 전해왔다"며 "내과의사회와의 만남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의협은 제2차 의료전달체계 개편 권고안 전체 회의에서 외과계 입원 병상 등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자 협의체 전체회의를 앞두고 연속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조율할 계획에 있었다.

외과계 의사회들의 주장이 일부 명분을 가지고 있는 만큼 다시 한번 의견을 듣고 개편안을 재수정하겠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외과계가 공식적으로 개편안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사실상 5차 수정안 마련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외과의사회 관계자는 "권고안이 공개된 순간부터 이미 충분히 외과계의 의견을 제시했지만 제대로 반영된 것이 전무할 정도"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굳이 또 한번의 만남을 가질 의미가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과계 내부 회의를 거친 결과 더 이상 이러한 추가적인 회의는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다다랐다"며 "더이상 의협과 의료전달체계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의원급 병상 유지 등 외과계의 의견이 계속해서 묵살되고 있는 만큼 더이상 의협에 의견을 개진하는 것을 포함해 논의에 참여하지 않은 채 이를 거부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협의체는 물론 보건복지부와 병원계가 의원급 병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권고문에 대한 합의는 물 건너 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내과계에서도 만성질환 관리 등 일차의료기관의 역할이 정립되는 것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외과계의 동의없는 권고안 마련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관계자는 "이번 기회에 만성질환 관리 역할 등을 분명히 하면서 일차의료기관의 숨통을 트이는 것을 기대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외과계가 이렇게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재검토하는 것이 대승적인 차원에서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도 외과계의 의견에 일부 동조하며 18일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만약 그렇지 않다면 권고안 채택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의협 임익강 보험이사는 "외과계가 주장하는 의원급 단기입원 병실 문제는 반드시 지켜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의원 병실에 대한 단계적 폐지 문구를 삭제하거나 병실을 유지한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미련없이 자리를 박차고 나오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