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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장관 한마디에 외과계 전공의 발칵 "외상센터 수련 웬 말"

발행날짜: 2018-01-17 12:00:59

박능후 장관 발언에 즉각 반발…"일선 현장 무시한 발언…전형적 탁상공론"

보건복지부가 외과계 전공의의 외상센터 수련방안을 검토하자 일선 전공의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의료인력 문제 해결을 위해 외과계 전공의의 수련을 검토한다는 발상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능후 장관은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를 만나 권역외상센터 문제점 등 현장의견을 청취했다. 사진은 청와대 홈페이지 동영상 캡쳐.
복지부는 지난 16일 권역외상센터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해 박능후 장관 답변을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청원은 지난해 11월 귀순 북한병사를 치료한 경기남부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의 호소를 계기로 약 28만 여명의 국민 참여로 이뤄졌다.

박능후 장관은 청와대 홈페이지 동영상 답변을 통해 "이국종 교수를 만나 직접 현장 의견을 듣고 답변을 준비했다"면서 이송체계 개선과 의료진 처우개선, 내실 있는 관리방안 등을 발표했다.

특히 박 장관은 이 과정에서 의료인력 문제 개선을 위해 외과계 전공의를 일정기간 외상센터에서 수련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일선 외과계 전공의들은 물론이거니와 의료진들도 조차 의료 현장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발언이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서울의 A대학병원 외과 전공의는 "일선 현장을 무시한 발언"이라고 "현장에서는 전공의 모집에서 외과 전공의를 뽑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외상센터 일정기간 수련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공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전공의 모집에서 아주대병원 외과는 단 1명도 지원하지 않았다"며 "전공의도 없는데 무슨 수련을 한다는 것인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지방 B대학병원 외과 교수는 "외과 전공의를 채용하지 못한데다 인력부족 대안으로 제시됐던 입원전담전문의제도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지방 대부분의 대학병원 교수들이 병동당직을 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전공의특별법에 따라 전공의 근무시간이 엄격하게 지켜지고 있는 상황이기에 기존의 다른 인력들이 힘겹게 의국과 병동을 운영 중"이라며 "외상센터에 일정기관 전공의를 수련시키겠다는 발상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대한전공의협의회 측은 투명하게 논의되지 못한 상황에서의 발언이었다고 꼬집었다.

대전협 안치현 회장은 "복지부가 형식적인 간담회를 개최해서 관련된 의견을 물은 적은 있다. 당시에도 외과 전공의 참여해 분명한 반대의사를 전했다"며 "의료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이 아닌 보여주는데 급급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안 회장은 "매번 말을 해도 힘이 빠진다"며 "더구나 외상센터 의료인력 부족 문제의 대안으로 외과계 전공의 수련을 검토한다는 발상 자체도 문제다. 근본적으로 전공의를 노동 착취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인데, 이번 정부 들어서 수련환경 개선 의지를 갖고 현재 정책을 펼치고 있는 지 의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