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을 지겠다며 '원장' 자리를 내놓고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최근 이대목동병원의 행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은 "신생아 집단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경영진이 전면 사퇴 의사를 밝힌 가운데 정혜원 병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19일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앞서 이대목동병원 경영진 전면 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촉구한 바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대목동병원 경영진은 신생아 4명 집단 사망 사건 발생 이후 지난 한 달 동안 명확한 해명과 진심어린 사과도 하지 않았고 실효성 있는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지도 못했다"며 "사건을 축소하는 데 급급했고, 직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총체적 부실의 당사자이고 사태수습 능력이 없는 당사자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은 병원과 이화여대 학교 측의 사태 인식이 너무나 안일한 것"이라며 "쇄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화여대 측은 후임자 임명에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그동안 수습을 책임져온 정 병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힌 상황.
보건의료노조는 "유가족과 국민, 직원을 우롱하는 행위이며 극심한 실망과 분노를 안겨줄 뿐"이라며 "무능과 무책임으로 일관하며 대내외적으로 신뢰를 잃은 정혜원 병원장은 비대위원장에서 사퇴하고 경영진, 의료진, 노조 3자가 참여하는 새로운 비대위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비대위는 ▲유가족과 국민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진정성있는 해명 ▲신생아 4명 사망사고와 관련한 자체 진상조사 ▲경찰수사에 적극 협조 ▲의료진, 직원, 환자단체,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의료사고 재발방지대책과 근본 쇄신안 마련 ▲의료진 및 직원과 원활한 소통체계 구축 ▲이화의료원의 신뢰회복 및 모범적인 의료체계를 선도하는 병원으로 재탄생하기 위한 마스터플랜 마련 등의 활동을 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앞으로 비대위원장 퇴진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회피와 축소, 임사방편적 땜질 처방이 아니라 감염관리 및 환자안전 시스템과 병원운영 시스템 전반을 개혁하고 유가족 및 국민에게 공감을 받고 의료진 및 직원과 소통하면서 이번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