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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케어보다 의료인력 시급…처벌 강화 해법 아냐"

이창진
발행날짜: 2018-02-02 05:00:55

야당, 이대목동·밀양 사태 안일한 대책 질타…박능후 장관 "총체적 문제"

국회가 이대목동병원과 밀양 세종병원 재발 방지를 위한 철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여당은 의료기관 대상 철저한 규제 정책을, 야당은 의료인력 대책과 처벌 위주 강경책 문제점을 주장했다.

보건당국은 환자안전 대책 관련 강력한 규제 방안 마련을 위해 의료단체 양보를 요구하는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는 목동병원과 밀양 세종병원 사태 재발방지 방안을 촉구했다. 여당은 의료기관 규제 강화를, 야당은 의료인력 대책과 처벌 중심 문제점을 요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양승조)는 1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업무보고를 통해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사망에 이어 발생한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에 대한 보건당국의 안일한 자세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밀양 사고는 의료기관 특성상 제도를 마련하지 못한 인재다"며 "2014년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건 이후 스프링클러 등 안전시설에 중소병원이 제외됐다. 철저한 원인규명과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소방설비와 병상 기준은 신규와 기존 병원 구분없이 동일 적용해야 한다. 당직의사 기준도 요양병원 기준을 중소병원에 적용해야 한다"며 강력한 규제 적용을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정부가 공표한 국가안전대진단은 2015년부터 하고 있다. 문제는 의료기관 자체 진단이 대부분으로 점검표에 'O' 또는 'X'만 표시하면 끝이다. 이래서 국가안전대진단을 믿을 수 있겠느냐"며 안전 전문기관에 의한 대대적 점검을 주문했다.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제기한 요양병원과 중소병원 규제책 차이점.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이대목동병원 사건과 관련, "항생제 내성 집단 발생과 수액세트 벌레 투입 등이 발생한 병원이 인증은 물론 복지부 우수기관으로 평가됐다"면서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용역을 한다는 입장이다. 연구용역 만능주의가 우려된다"며 조속한 대책을 촉구했다.

간호사 출신 같은 당 윤종필 의원은 "이대목동병원 사태 발생 원인이 추정되는 가운데 의사와 간호사는 업무상 과실치사 협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하고 "의료진 인력 보강과 시설장비 교체 등 감염대책을 치밀하게 세워달라"며 의료진을 범죄자 취급하는 형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김승희 의원도 "밀양 사태는 보건의료체계의 총제적 문제점 집합체"라고 전제하고 "복지부 현안과제 보고에 근본적 대책이 빠져있다. 비급여 급여화 대책도 중요하나 지역 의료인력 대책을 담보하지 않으면 국민 생명이 위협을 받을 수 있다"며 문 케어에 치중한 복지부를 꼬집었다.

국회는 의료기관의 잇따른 사고가 해당 병원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데 공감했다.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밀양 사태는 불법 증축과 의료인력 부족 등이 밥먹듯 지속됐다. 숨진 응급실 당직의사는 다른 병원에서 온 알바의사였다"면서 "하지만 해당병원은 지난 5년간 부당수급으로 적발된 적이 없다. 비단 이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구멍뚫린 보건의료 체계를 질타했다.

박인숙 의원 "준법 점검하면 모든 병원 문 닫아, 병원 자체 점검 권고해야"

의사 출신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은 "새로운 법과 처벌 강화만이 해답이 아니다. 있는 법만 다 지켜도 이런 사태가 안 일어난다"고 전제하고 "모든 병원의 셀프 점검을 복지부가 권고해달라. 준법을 점검하면 모든 병원이 문을 닫아야 한다"며 규제 위주 정책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다만, "목동병원 사태의 경우, 작년 가을 신생아 지원예산을 받았지만 병원에서 안했다. 이는 문제가 있다. 복지부가 들여다봐야 한다"면서 "환자안전관리료 수가는 의료인만 적용된다, 항암제 투약 오류 방지를 위해 약사도 포함해야 한다"며 약사법 개정을 주문했다.

박인숙 의원은 이대목동병원 사건 발생 전 의료진이 심폐소생술 등 신생아 생명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 상황을 설명했다.
박인숙 의원은 "중요한 것은 전공의 수급이다. 전공의 정원에 한번 구멍이 나면 4년 그대로 간다. 전공의특별법으로 여성 전공의 임신 시 당직은 못한다. 대체인력 얘기가 나오나 신생아중환자실은 다른 인력으로 대체 못 한다"며 "의료단체와 협의해 근본적 전공의 수급대책을 마련해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밀양 세종병원의 급여비가 1~2년 사이 증가했다. 병상 확대로 의료법인이 영리를 추구해 사무장병원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복지부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박능후 장관은 "상급종합병원 지정 심사과정은 상당히 복잡하고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4차 상급종합병원 선정 시 현실에 가까운 지표를 만들 것을 요구했다. 연구용역은 책임 회피가 아닌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고충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밀양 사태를 계기로 현장을 방문해보니 열악한 조건 등 이게 응급실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과 지방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면서 "100병상 미만 병원을 전수조사 하겠다. 현황을 파악해 대책을 마련하겠다. 직능단체에게 양보할 것을 요구하며 근본적 방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박능후 장관은 여야의 질타에 중소병원 전수조사 등을 통해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권덕철 차관은 해외일정으로 국회 회의에 불참했다.
박 장관은 "이번 사태는 사회의 총체적 문제가 결합됐다. 우리 사회가 같이 치유해야 한다, 이미 합동점검을 했더라도 전기 스파크 등 예방은 불가능하다"고 전하고 "복지부가 해야 할 업무는 마땅히 하겠다"며 국회와 국민, 의료계 그리고 정부의 책임감과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자유한국당 김명연 의원은 중증외상센터의 열악한 환경과 전담의사의 일반진료 문제를,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은 밀양 세종병원 허가 변경 관련 복지부의 안일한 자세를 강하게 질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