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김동완 교수는 "액체생검이 선별검사로 들어오면, 해당 폐암 환자에는 액체생검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게 맞다"고 의견을 냈다.
김 교수는 "현재 보험적용이 논의되는 검사법들은 대개 민감도(sensitivity)가 70%, 양성 판정의 정확도를 의미하는 특이도(specificity)는 100% 수준"이라며 "특히 폐암의 경우 조직생검에 따른 기흉 등 침습적인 문제들이 많이 지적됐다. 열에 일곱 명 환자에서 힘든 조직검사를 안 해도 된다는데 유용성은 상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존 조직생검과의 바통터치가 아닌, 상호보완적인 진단툴로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 교수는 "완전히 대체할수는 없다. 조직검사에 비해서는 민감도가 70% 정도로 떨어진다. 대개 양성으로 나오면 약제를 처방하면 되지만, 음성의 경우엔 진짜 음성 환자인지 확인을 위해서는 조직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런데, 문제도 있다. 액체생검이 위양성률을 높일 수 있다는 일부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때문에 가짜 양성 환자가 치료제를 처방받는 불상사를 막기위해서라도, 진단 기준점 설정은 관건으로 떠오른 상황.
김동완 교수는 "맞다. 기준점을 어떻게 설정하냐에 따라 위양성과 위음성이 갈릴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이검사상 컷오프값을 너무 민감하게 만들어 놓으면 위양성이 높아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임상현장에서 사용하는 액체생검의 경우는 위양성률을 떨어뜨리기 위해 민감도를 높이지 않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학계, 폐암 액체생검 "유용성에 이견 없어" 상호보완옵션 될 것
조직생검과 액체생검의 유용성을 비교한 대규모 임상 결과는, 이미 나와 있다.
폐암(37%), 유방암(14%), 대장암(10%) 등 50여 종의 다양한 진행성 암 환자 1만5191명에서 1만7628건의 액체생검 데이터를 조직생검과 비교 분석한 결과다.
여기서 액체생검은 비소세포폐암 EGFR 변이와 관련해, 높은 수준의 T790M 내성 변이 환자를 걸러냈다는 대목이다.
해당 토픽은 2016년도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본회의에서 발표되며,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초록번호 LBA11501).
당시 학회 암질환위원회는 "시료 채취에 높은 접근성과 편리성을 가진 액체생검은, 기존 조직생검과 유사한 결과를 보여준다"며 "조직생검에 상호보완적인 대안옵션으로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통상 T790M 내성변이는 초기 생검에서는 잘 보이지 않다가 치료를 진행하면서 갑자기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해당 내성 환자를 겨냥한 3세대 TKI제제가 진입한 상황에서 액체생검은 유용한 선별검사법"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특히 접근성과 편리성에서 좋은 평가가 나왔다.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얻어진 ctDNA 시퀀싱 분석 방법은, 차세대 정밀의료기술로 환자별 맞춤의학이나 치료반응을 모니터링하기 수월하다는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현재 임상현장에서도 치료 가이드를 얻기 위해 유전자 데이터의 이용이 늘고 있다. 무엇보다 폐암 환자에서 시료 채취에 높은 접근성과 편리성은 조직생검보다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EGFR 유전자 변이검사로는 현재 작년 10월 16일자로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Real-time PCR)'과 '핵산증폭법(Nucleic acid amplification)' 두 가지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으로 부터 신의료기술 허가를 받은 상황이다.
얼로티닙과 오시머티닙 등 3세대 TKI 약제 투여를 위한 환자선별에 사용하는 검사법으로, 조직검체 채취가 어려운 비소세포성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