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재야 세력으로 활동하던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중앙 정치의 핵심으로 부상하면서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기성 리더들에 대한 불신과 반감이 이들에 대한 지지로 표출되며 핵심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과연 한달 앞으로 다가온 의협회장 선거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가 관심사다.
경기도의사회 선거관리위원회는 7일 경기도의사회관에서 제34대 경기도의사회장 선거에 대한 개표를 진행하고 이동욱 후보의 당선을 공표했다.
현병기 현 경기도의사회장과 경선을 펼친 이 당선인은 총 2263표 중 1368표를 얻어 60%가 넘는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전자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이미 당선을 확정지었다. 전자투표에 참여한 2208표 중에서 1337표를 얻어 60.55%라는 득표율을 얻었기 때문이다.
우편 투표로 접수된 기표지가 총 56표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이미 전자투표에서 승부가 갈린 셈. 이로 인해 우편 투표 집계가 되기 전에 이미 당선인 신분이 확정됐다.
이동욱 당선인의 당선소식이 전해지면서 의료계는 크게 술렁이는 모습이다. 개표 당일까지도 상당수가 현병기 현 회장이 우세하지 않겠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었던 이유.
현직 회장이라는 프리미엄이 있는데다 대한의사협회 등 중앙정치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왔다는 점에서 상대적 우위에 있지 않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실제로 이동욱 당선인도 후보 등록 당시 "친 추무진 세력인 현병기 회장이 단독 후보로 무혈입성하는 것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후보 등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전한 바 있다.
단독 후보로 손쉽게 회장 자리에 오르는 것을 말 그대로 '견제'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가 판을 뒤엎는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의협 임원을 지낸 A원장은 "이번 선거는 집권 여당 핵심 중진 의원의 지역구에 초선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것에 비유될 것"이라며 "회원들이 집권당과 기성 정치인들에 대해 얼마나 반감을 가지고 있는지를 절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는 재야 세력으로 활동하던 인사들의 약진을 절실히 보여준 사례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를 기반으로 재야 인사들은 속속 중앙 정치 무대에 올라서고 있다.
이동욱 당선인도 경기도의사회 감사를 맡은 바 있지만 의사회에서 지지세력을 갖추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또한 대한평의사회를 이끌어 왔지만 이 또한 중앙 정치에 큰 영향력을 갖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국의사총연합 등과 구성한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한 비상연석회의를 기반으로 의협 비대위 사무총장직을 맡으며 중앙에 진출했고 탄력을 몰아 전국 최대 회원수를 가진 경기도의사회장에 당선되며 중앙 정치 무대에 화려하게 안착했다.
더욱이 이번 선거의 러닝메이트가 최대집 전의총 대표라는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실제로 최 대표는 이동욱 당선인의 선대본부장으로 가장 최측근에서 이 당선인의 당선을 도왔다.
현재 최대집 대표가 의협 회장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당선자의 지지가 당연시 되고 있는 상황.
특히 기성 세력에 대한 불만과 더불어 변화를 희망하는 민초 회원들의 열망이 그대로 투시됐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지방 선거의 결과가 중앙 선거에 영항을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때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가 확실시 되는 인사들에게는 시사점이 있다는 의미다.
B의협 대의원은"자신의 이력과 지지기반, 영향력만 믿고 당선을 재고 있던 유력 의협 회장 후보들 모두 이번 선거 결과로 큰 경각심이 생겼을 것"이라며 "이것이 직선제가 주는 의미가 아니겠냐"고 전했다.
그는 이어 "사상 첫 지역의사회 선거라는 점에서 의협 회장 선거에도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며 "재야 인사를 포함해 전공의 등 스펙트럼이 넓은 후보군이 나왔다는 점에서 민심이 어떻게 쏠릴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드러난 것"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