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촉즉발의 상황까지 몰렸던 의정관계가 급한 불을 껐다.
문재인 케어에 대한 의견과 수가 정상화 방안을 놓고 힘겨루기 양상이 벌어졌지만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데는 공감하며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대한병원협회는 13일 제8차 의정실무협의체를 갖고 회의를 이어갔다.
이날 복지부와 의·병협은 비급여의 급여화와 적정 수가 문제가 쉽지 않은 문제라는데 공감하고, 추가 논의와 협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협의체 관계자는 "일각에서 협의체 파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으로 알지만 그 정도의 갈등이 일지는 않았다"며 "복지부에서 상당히 소극적인 자세로 논의에 임하면서 오히려 약간 맥이 빠진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협의체 회의를 앞두고 보건복지부와 의·병협은 비급여의 급여화에 대한 의견 제출과 적정 수가 보상방안을 두고 줄다리기에 들어간 바 있다.
과연 어떤 부분이 먼저 선행돼야 하는지를 놓고 서로가 각을 세우며 힘겨루기 양상이 벌어진 것.
복지부는 의협 비대위가 약속을 어기고 각 전문과목 학회와 의사회로부터 취합한 비급여의 급여화에 대한 의견을 주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의협 비대위는 협의체의 주요 안건이 공단과 심평원 개혁과 수가 정상화, 비급여의 급여화 문제이며 현재는 수가 정상화 방안을 논의 중인 상황에서 비급여의 급여화 문제를 먼저 내세운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적정 수가 보상 방안을 논의한 후에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문제에 대한 협상에 들어가는 것이 순서인데도 복지부가 이를 먼저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복지부는 만약 비대위에서 이 자료를 주지 않는다면 각 학회 및 의사회와 개별적으로 접촉해 의견을 받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비대위는 투쟁 카드를 또 다시 꺼내들며 협의게가 파행으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도 사실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일부 의견차는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어렵게 만든 의정협의체인 만큼 시간을 갖더라도 충분한 협의를 진행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의체 관계자는 "복지부에서도 수가협상에 대한 방향은 공감한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안이 없이 모호하고 추상적인 방향성만 잡힌 상황"이라며 "막연하게 노력하겠다는 입장만으로는 협의나 합의가 어렵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사실상 협의체의 핵심 논의과제가 적정 수가인 만큼 이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협의과정이 필요한 것도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다음번 회의에서라도 복지부와 구체적인 안을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