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장 선거의 핵심 유세지역이던 지역의사회의 인기가 시들어가는 모습이다.
후보별로 유세법이 갈라지면서 필수 유세지역이던 서울시내 구의사회조차 일부는 단 한명의 후보도 방문하지 않는 상황까지 벌어져 한숨을 자아내고 있다.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나선 6명의 후보들은 22일에도 각자의 표밭을 찾아 다양한 유세를 진행했다.
특히 이날은 서울시 구의사회 6곳이 일제히 정기 총회를 열었다는 점에서 후보들의 동선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서울시 구의사회와 시도의사회 등은 소속 대의원들이 한 곳에 모인다는 점에서 과거 회장 선거에서 핵심 유세 지역으로 꼽였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구의사회는 단 한명의 후보조차 참석하지 않으면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어야 했다. 과거 단 10분씩이라도 4~5곳을 돌며 유세를 펼치던 모습과는 대조되는 상황이다.
역시 가장 많은 후보들이 참석한 곳은 서초구의사회였다. 구의사회 중 가장 큰 규모인데다 참석률 또한 눈에 띄게 높다는 점에서 늘 1순위로 꼽혀왔다.
서초구의사회 총회에는 추무진 후보와 기동훈 후보, 임수흠 후보가 자리에 참석해 유인물을 전달하고 축사로 지지를 부탁하며 유세전을 펼쳤다.
특히 추무진 후보와 임수흠 후보는 이날 서초구의사회, 강남구의사회, 용산구의사회 등을 돌며 구의사회를 활용한 유세전에 열을 올렸다.
이날 김숙희 후보는 은평구의사회로 발길을 돌렸다. 서울시의사회장으로서 지속적으로 참석했던 서초구의사회 등보다는 그동안 방문이 뜸했던 의사회를 노려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대집 후보와 이용민 후보는 아예 구의사회 유세를 포기한 모습이다.
이미 대한의사협회장, 대의원회 의장, 서울시의사회장 등을 역임한 후보들이 다져놓은 표밭에 굳이 발을 담그지 않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대집 후보와 이용민 후보는 각 의사회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구의사회 참석을 아예 포기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 후보는 구의사회 유세를 아예 계획하고 있지 않은 상태며 이용민 후보는 제주도를 시작으로 지방을 돌며 유세전을 펼치고 있다. 지방 유세가 이달 말까지 계속된다는 점에서 사실상 구의사회 참석은 불가능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일부 구의사회에는 단 한명의 후보도 오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임원들이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이번 구의사회가 의협회장 선거와 맞물려 있는데다 구의사회 회장 선거까지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구의사회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6곳의 구의사회 중 관악구, 마포구, 용산구의사회 등에는 의협회장 후보들이 단 한명도 발길을 하지 않았다.
A구의사회 신임 회장은 "사실 회장 후보가 큰 의미가 있나 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다른 구의사회에는 참석하면서 우리 구에는 안 온다면 서운한 일이 아니겠냐"며 "각자의 계산이 있겠지만 어쨌거나 오는 후보에게 호감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