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의사 10명 중 4명은 자신의 소득에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자녀들에게 의사를 직업으로 추천하겠냐는 질문에 절반 이상이 그러지 않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는 최근 전국 의사 8564명을 대상으로 전국의사조사를 실시하고 1일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의사 상당수는 자신의 소득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재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 중 41.9%가 자신의 소득이 불만스럽다고 답한 것.
'매우 만족한다'는 의사는 전체의 1%에 불과했고 '만족한다'는 의사는 15.4%, '보통'이라는 답변은 41.7% 밖에 되지 않았다.
'매우 만족한다'는 의사들은 70세 이상이 2.2%인데 반해 24세에서 29세 사이는 0%로 나타나 세대별 만족도 차이를 보였고, 내과계 1.3%에 비해 외과계가 0.9%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로 인해 상당수 의사들은 다시 태어난다면 의사를 하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시 태어나도 의사를 하겠냐는 질문에 61.2%만이 '그렇다'는 응답을 내놨고 38.8%는 다른 직업을 찾겠다고 대답했다.
연장선상에서 자녀들에게도 의사라는 직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절반이 넘는 의사들이 자녀들에게 의사를 추천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내놨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녀들에게 의사 직업을 추천하겠다는 의사는 전체 응답자의 46.5%에 불과했고 추천하지 않겠다는 의사들이 53.5%로 주를 이뤘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 의사들은 하루에 얼마나 일을 하고 있을까.
임상의사를 기준으로 주 6일 이상 근무하는 의사가 81%에 달했고 이로 인해 평균 근무일수는 300일을 넘겼다.
통상 근무시간은 임상 의사를 기준으로 평균 50시간을 기록해 근로기준법을 훌쩍 넘겼고 이로 인해 하루 평균 9시을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에 진료하는 환자수는 일 평균 외래 46.4명, 수술 2.9명이었다.
개원의들은 평균 외래 58.5명을 보고 있어 봉직의 36.5명, 교수 40.1명에 비해 많았고 수술 환자수는 개원의는 1.8명인데 비해 전공의는 4.6명으로 세배 이상 차이가 났다.
현재 우리나라 의료서비스체계에 대해서도 의사들은 상당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체계에 대한 의견을 묻자 19.9%만이 전반적으로 잘 작동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58.6%의 의사들은 현재 의료서비스 체계에 '대대적 수정이 필요하다'고 답했고 21.5%는 너무 문제가 많아 완전히 새로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보건의료정책 또한 마찬가지여서 무려 93.6%의 의사들이 의사와 한의사 등 타 의료인간 업무갈등에 부정적 입장을 가지고 있었고 원격의료 또한 90.5%가 부정의 뜻을 보였다.
일차의료활성화 정책도 76.8%가 잘못되고 있다는 입장이었고 의료전달체계 확립도 72.4%가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도 65.6%가 잘 되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정부 정책 대부분에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전체 의사를 대상으로 수행된 최초의 실태조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향후 의협의 내부 의사 결정이나 정책입안자들의 정책 개발시 중요한 근거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