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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팩 짊어지고 나 홀로 선거 유세 나선 현직 의협회장

발행날짜: 2018-03-12 06:00:59

동행취재①추무진 후보 "선거 운동으로 지난 3년 되돌아본다"

백팩(backpack) 짊어진 현직 대한의사협회장.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추무진 후보(기호 1번·58세·서울의대)는 최근 'MJ Choo'라는 이름표를 붙인 백팩을 둘러메고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 사무실에 출근한다.

백팩은 그 자체만으로 여러 의미를 지닌다. 일단 딱딱한 이미지의 서류가방과 달리 경쾌하고 활동적인 느낌을 준다. 나이 든 사람에겐 '젊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고, 마치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는 인상은 덤으로 얻을 수 있다.

현직 의협회장이 보여주는 이례적인 풍광에 추무진 후보는 기자에게 "기존에도 백팩을 메고 다녔지만, 최근 나 홀로 나선 '선거 유세' 때문에 특히 더 필요하다"고 솔직하게 답한다.

메디칼타임즈는 지난 6일 추무진 후보의 나 홀로 선거 유세를 따라갔다. 이날의 마지막 일정인 충남의사회 토론회까지 약 14시간을 추 후보와 함께하기로 했다.

[오전 8시 20분]이날 추 후보의 공식적인 첫 일정은 현직 의협회장으로서 갖는 조간 회의다.

회의를 주재하며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의 대응방향을 이사진들과 논의한 뒤 꼼꼼히 회무를 임한 뒤 기자와 마주했다. 선한 웃음을 던지며 악수를 청하는 그의 손에서 단단한 힘이 느껴졌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하루 일정에 대해 기자에게 설명한 후 추 후보는 오전 9시 30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선다. 회장의 임무가 끝난 만큼 추 후보는 관용차 대신 개인차를 이용했다.

첫 선거운동 일정은 서초구와 강남구 인근 개원가 방문.

이동하면서 추 후보는 백팩에 선거 팸플렛를 챙기며, 선거 유세를 준비한다. 운전사가 동행 하지만 선거 운동은 전적으로 추 후보가 나 홀로 하는 셈이다.

"선거 규정에 의협 산하단체의 임원 및 임직원은 선거 유세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있어요. 비록 혼자 선거운동을 하고 있지만, 오히려 선거 때에만 회원들을 찾는 것 같아 미안한 감정이 많이 든다."

추 후보의 마음을 알았던 걸까. 추 후보가 방문한 서초구 O내과의원 원장도 오히려 유세를 온 추 후보를 위로한다. 선거운동에 기자와 동행하고 있다는 추 후보의 말에 서초구 O내과의원 원장은 "혼자 선거 운동을 하고 있는데 힘이 많이 들 것 같다. 오늘 하루 옆에서 추 후보가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오후 1시]추 후보는 서울 강남구 주변 개원가 방문 후 충남의사회 토론회가 예정된 천안으로 이동했다. 천안 도착 후 추 후보는 간단한 점심식사 후 본격적인 오후 선거운동에 나섰다.

천안지역 첫 번째 선거운동 장소는 교수로 재직한 바 있는 순천향대병원이다. 추 후보에게는 친정 같은 곳이다.

충남 천안시 도착 후 추무진 후보는 천안 순천향대병원을 먼저 찾았다.
그래서인지 추 후보는 병원 이곳 저곳을 누비고 다닌다. 그러던 중 "선거운동하면서 어떤 말을 주로 하시나요?" 짧은 질문을 던지자 추 후보는 현직 의협회장다운 답변을 내놓는다.

"기호 1번을 뽑아달라고 말하진 않아요. 이는 현직 의협회장으로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것 같고, 투표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통 선거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요."

순천향대병원에 이어 추 후보는 천안 지역 개원가 밀집 지역으로 향한다. 약속된 일정이 아니었음에도 의원 문을 열고 들어가 직원들에게 말을 거는 망설임은 보이지 않았다. 보궐선거에 재선까지 경험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본 덕분이다.

동시에 추 후보는 개원가 선거운동을 펼치는 동시에 자기반성을 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고 기자에게 말한다.

추무진 후보는 의협 및 충남의사회 임원들과 과거 인연을 바탕으로 천안시 일대 의원을 찾았다.
"지난 3년 동안 의협 회무에 집중하다가 이번 선거운동을 하게 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어요. 모든 개원가를 찾을 수 없지만 힘닿는데 까지 현장을 찾아 의견을 듣고 있는데, 지역의사회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됩니다."

[오후 4시]계속되는 개원가 선거 유세.

추 후보는 갑자기 팸플렛과 함께 지난해부터 운영한 '현지조사 대응센터' 현황과 매뉴얼이 담긴 책자를 함께 챙긴다. 바로 의협 김병기 고문을 찾기 위해서다.

"그동안 의협 발전을 위해 많은 의견을 주신 원로시잖아요. 현지조사 대응센터 매뉴얼도 드리기 위해 별도로 챙겨왔는데, 선거 때만 찾아와 죄송한 마음을 갖고 찾아뵈었어요."

김병기 고문을 만난 후 강행군 속에서도 추 후보의 발걸음은 더 바빠졌다. 개원가가 몰려 있는 메디칼 빌딩을 찾은 그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워 계단을 이용했다.

다음은 천안에 또 다른 대학병원인 단국대병원을 찾았다. 개원가 유세로 인해 오후 5시에 병원을 찾은 탓에 많은 교수를 만날 수 없었다. 더구나 충남의사회 토론회도 예정돼 추 후보는 순천향대 교수 시절 함께 인연을 맺은 교수 몇몇과 인사를 나눴다.

해당 교수는 기자를 만나 추 후보의 선거 유세를 대신해줬다. 이를 본 추 후보는 사람 좋은 웃음으로 고마움을 대신한다.

"솔직히 추 후보가 의협회장으로서 그동안 통통 튀는 매력은 없었어요. 하지만 자신만의 소신을 갖고 진득하게 회무를 이끌었다고 봐요."

[오후 6시 40분]육개장 한 그릇으로 저녁을 해결한 뒤 추 후보는 충남의사회 토론회가 열리는 충남의사회관으로 향한다.

추무진 후보는 차 안에서 토론회, 행사 연설문을 직접 준비한다.
이동하는 시간, 차 안에서도 추 후보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토론회에서 해야 할 말들을 틈틈이 정리해야 하는 동시에 쏟아지는 토론회 참여 공문에 답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가 부스럭 꺼낸 하얀 종이에는 앞서 진행된 경기도의사회 토론회에서 했던 발언들과 앞서 정리해 놓은 충남의사회에서 밝힐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번 토론회에는 공약에 대한 주장을 적극적으로 펼칠 생각이에요. 지난번 토론회에서 대부분의 후보가 그동안의 회무에 대한 비판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언론에 저를 비판한다고 주목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후보들이 자신들의 공약에 대한 의견을 적극 개진할 것 같아요."

충남의사회관에 도착한 추 후보는 오랜만에 만난 회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는 데 이어 나 홀로 유세를 이어간다.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손 수 자신의 팸플렛을 회원들이 앉을 자리에 놓는 것을 잊지 않는다.

추무진 후보는 본인이 직접 회원들에게 선거 팸플렛을 나눠주며 적극적인 선거 유세에 나섰다.
토론회가 마무리 된 밤 10시. 다음 날 아침 상임이사회 등 회무를 챙기기 위해 추 후보는 다시 서울로 향한다. 마지막으로 기자에게 추 후보는 자신이 당선되지 않더라도 정책의 '연속성'이 유지됐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낸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의료계를 향한 많은 정책이 변화될 것이 예고되고 있어요.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가장 중요한 것은 회무의 연속성이에요. 연속성을 가지고 일관된 방향으로 정부에 대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