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활동이 위축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제약사의 제품설명회나 견본품 제공 등의 활동은 평년 수준인 반면, 의료인들 중에서는 제품설명회나 PMS 이후 서명 취합에 대한 거부 반응도 나타나고 있다.
1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경제적이익 지출보고서를 두고 제약사와 의료인 간의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지출보고서는 제약업체, 의료기기업체 등이 의료 관련 학회나 의료기관 등 의사들에게 제공하는 경제적 이익(제품설명회 등)을 참석자 명단과 지원 비용 등의 기록 의무화를 담고 있다.
제도 시행 전에는 기록 취합 대상인 견본품 제공이나 시판 후 조사, 임상시험 지원, 제품설명회, 학술대회 지원 등에 대해 제약사 스스로 몸사리기에 들어갈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지만 실제 활동 위축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A 제약사 관계자는 "우려가 있었지만 제품설명회나 견본품 제공 등의 활동이 줄어들지는 않았다"며 "제품을 알리는 활동이기 때문에 제약사 스스로 마케팅을 위축시키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품설명회도 평년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제약사의 활동은 그대로지만 서명 취합에 있어 의료인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다"고 귀띔했다.
그는 "여러 병원에서 의료인을 모아 개최하는 다기관 제품설명회의 경우 군중심리 때문인지 서명 취합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다"며 "반면 한 기관을 특정한 제품설명회에서는 서명 요구시 서로 눈치를 본다"고 말했다.
B 제약사는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이후 견본품, 기념품 제공 등의 활동이 위축되지는 않았다"며 "제품설명회도 평년 수준으로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는 "학회에서 연수평점 출석 인정 여부로 자필 서명을 한 까닭인지 식사 제공 등에 대해 서명하는 것은 큰 저항이 없다"며 "다만 과거 PMS(시판 후 조사)가 리베이트 논란이 있었던 까닭인지 PMS에 대해선 서명뿐 아니라 아예 PMS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의료인이 꽤 있다"고 말했다.
C 제약사도 비슷한 의견이다.
C 제약사 관계자는 "지출보고서 시행 전부터 1만원이 넘는 견본품이 거의 없었고 공정경쟁규약 강화로 제약사 입장에서는 법 시행 전후로 바뀐 부분이 없다"며 "제약사 입장에선 서명에 거부감을 지닌 의료인의 저항을 완화시키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고 밝혔다.
그는 "학회에서건 진료 현장에서건 의료인들이 서명 취합에 대해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과거에도 견본품 제공시 마케팅 활용 정보 수집을 위해 간략히 소속과 성명, 전화번호 정도를 물었는데 지금은 제공 수량, 금액 등 구체적인 수치가 들어간다는 점에서 부담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