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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 세력에서 단숨에 의료계 수장으로…최대집 파란

발행날짜: 2018-03-24 06:00:59

전의총, 또 다시 킹 메이커 등극…불안정한 의정관계 일촉즉발

|초점=최대집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당선|

전국의사총연합 최대집 대표가 비대위를 딛고 단숨에 대한의사협회장으로 등극하면서 또 다시 킹 메이커로 등극한 전의총의 역할론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노환규 전 전의총 대표이자 의협 회장이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최 당선인의 당선을 도왔다는 점에서 노 전 회장의 거취도 관심사.

특히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천명한 최 당선인이 정권을 잡으면서 보건복지부 등 정부와의 관계도 일촉즉발의 상황에 놓였다.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3일 의협 임시회관 회의실에서 제40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개표를 진행했다.

개표 결과 최대집 당선인은 2만 1547표 중 6392표를 얻어 40대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됐다.

최 당선인은 먼저 진행된 전자투표에서 이미 6199표(득표율 30.01%)를 얻어 2위를 기록한 김숙희 후보(4163표)와 큰 격차를 보이며 우편 투표와 관계없이 당선을 일찌감치 확정지었다.

우편 투표수가 891표 불과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우편 투표 결과는 당선에 영향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편투표를 합해도 최 당선인은 6392표(29.67%)로 압도적인 득표율을 보였고 김숙희 후보가 4416표(20.49%), 임수흠 후보가 3008표(13.96%), 이용민 후보가 2965표(13.76%), 추무진 후보가 2398표(11.13%), 기동훈 후보가 2359표(10.95%)로 집계됐다.

이로서 최 당선인은 전국의사총연합 대표 출신으로는 두번째로 의협 회장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노환규 초대 대표를 37대 의협회장으로 올렸던 전의총이 명실공히 킹 메이커의 존재감을 확고히 한 셈이다.

또한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가 차기 회장의 등용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맞아들어갔다. 투쟁위원장을 맡았던 최 당선인이 결국 회장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노 전 회장의 탄핵으로 구심점을 잃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전의총과 최대집 대표가 비대위를 딛고 단숨에 의료계의 수장으로 등극하는 파란을 일으킨 것이다.

따라서 향후 최 당선인의 행보에는 전의총과 비대위가 주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 전 회장 당선 이후 전의총 인사들이 속속 유입됐던 것을 봤을때 정권의 핵심을 이들이 채울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비대위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해 12월 전국 의사 총 궐기대회와 올해 3월 전국 의사 대표자 회의 등을 성공리에 이끌어 내며 최 당선인과 투쟁 노선을 함께한 만큼 이들도 동행할 확률이 높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의협의 투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에서 투쟁위원장으로 활동해온 최 후보가 의협 회장이라는 권한을 거머쥐면서 사실상 투쟁을 끌고나갈 쌍두마차를 완성한 이유다.

과거 추무진 집행부와의 갈등과 마찰로 의협과 비대위간에 불협화음이 일며 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이제 양손에 전권을 확보한 만큼 마음놓고 악셀레이터를 밟을 수 있다.

의협 임원을 지낸 A원장은 "이제 최 당선인의 행보에 무엇이 거칠 것이 있겠느냐"며 "의협 회장으로의 권한과 비대위 권한을 양손에 쥔 이상 급진적 행보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대집 당선인은 "비대위가 다음달 22일 정기총회까지 유지되는 만큼 당선자 신분 또한 비대위 투쟁위원장으로 문재인 케어 관련 투쟁을 주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 당선인의 당선으로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의 행보도 관심사 중에 하나다. 노 전 회장은 최대집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이후 선대본부장을 맡아 당선에 일등 공신으로 역할을 했다.

특히 최 당선인에게 축배를 안겨준 전의총의 대부라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최대집 당선인의 회무의 방향성에 영향을 주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향후 의정관계도 최대집 당선자의 당선으로 급변이 예고되는 상황이다. 최 당선자는 후보 시절부터 복지부와 대화는 없으며 의료를 멈춰 의료를 살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로 인해 바로 다음 달인 4월 2차 전국 의사 총 궐기대회를 비롯해 전국 의사 총 파업 등을 예고했으며 9차례 이어진 의정실무협의체 논의도 사실상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여기에 최 당선인이 문재인 케어 저지를 핵심 공약으로 삼고 강력한 투쟁을 예고해 30%에 달하는 지지를 얻었다는 점에서 출법 초기부터 정부와 대립각은 피할 수 없다.

최대집 당선인은 당선 직후 "비대위와 협의를 거쳐야할 문제지만 예비급여 고시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당장 4월부터 집단 행동을 추진할 것"이라며 "고시를 철회하지 않으면 그 어떤 대화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최 당선인의 당선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문재인 케어를 추진중인 여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최대집 당선인이 대정부 강경 투쟁과 대화 불가를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며 "최 당선인이 문재인 케어에 대한 무조건 반대를 고집한다면 문케어를 기다리는 국민들과 다른 시민단체들의 대정부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복지부 고위 관계자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을 비롯해 보건의료 정책 등 많은 현안은 공급자와 가입자, 정부가 함께 가야 한다"며 "최 당선인이 후보 시절과 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당선증을 받아든 최 당선인이 의정관계 기조를 어떻게 형성할지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의정협의체 또한 3월 말에 대화를 재개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가 된 사안인 만큼 다시 재회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최 당선인은 "회장 당선자 신분인 만큼 앞으로 회장으로서 상임이사회나 자문위원 등과의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예비급여 등의 문제에 대해 정부의 확실한 입장표명이 없다면 대화를 할 수 없다"며 "이미 민초 의사들의 민심이 폭발하고 있는 만큼 입장 표명없이는 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