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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가이드라인 족쇄 감수하고라도 가야할 길"

발행날짜: 2018-04-04 06:00:48

대장항문학회 이우용 이사장 "암 데이터 등록사업 첫 발 의미"

대장암에 대한 치료 가이드라인이 10년 만에 개정된다. 새롭게 정립된 치료 경향에 맞춰 최신 지견을 집약하기 위한 작업이다.

하지만 치료 가이드라인은 되려 의사들에게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많은 것이 사실. 하지만 의학 발전에 맞춘 가이드라인은 전문가단체로서 의무감이라는 것이 대장항문학회의 의지다.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우용 이사장(삼성서울병원)은 3일 "10년 만에 대장암 치료 가이드라인에 대한 개정 작업을 마쳤다"며 "조만간 전국의 회원들에게 이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0년만에 개정인 만큼 새롭게 정립된 최신 지견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가장 효율적인 치료법을 담았다"며 "일선 대장항문 전문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개정된 대장암 치료 가이드라인은 개원가에서 이뤄지는 수술부터 상급종합병원에서 진행되는 수술까지 대부분의 수술 치료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전국 어느 의료기관에 가더라도 표준화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 하지만 이에 대한 부담도 큰 것이 사실이다. 치료 가이드라인은 곧 심사 기준으로 반영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는 이유다.

이 이사장은 "치료 가이드라인은 분명 양날의 검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하지만 전문가들이 모인 학술단체로서 가이드라인 작업은 필수적인 책임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대한 진료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와 방법들에 대한 내용을 담아냈다"며 "부정적인 의미보다 긍정적인 효과로 발휘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대장항문학회의 새로운 도전인 전국 대장암 데이터 등록사업도 마침내 첫 발을 떼며 그 시작을 알렸다.

전국 대장암 데이터 등록사업은 학회가 전국 의료기관에 분산돼 있는 환자들의 데이터와 조직, 유전체 정보를 한데 모아 빅데이터로 활용하기 위한 기반 작업.

학회가 그동안 이 작업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예산 등 현실적인 문제들로 난관에 처했던 것이 사실이다.

또한 각 병원마다 환자 데이터 분류 체계가 달라 이를 표준화 하는 것도 상당한 난제중에 하나였다.

하지만 이우용 이사장의 강력한 의지로 우선 예산과 인력을 확보해 마침내 데이터를 표준화하며 저장하는 작업은 시작된 상태다.

이우용 이사장은 "우선 표준화가 쉽고 데이터가 방대한 서울권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데이터 등록사업을 시작한 상태"라며 "미래의 후배 의사들을 위한 기반 작업인 만큼 학회 이사들도 적극적으로 예산과 체계 마련에 힘을 쏟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국적으로 1년에 약 1만건 정도의 대장암 수술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중 대형병원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것이 사실"이라며 "우선 빅5 병원을 중심으로 데이터만 정리해도 전국 데이터의 절반 이상을 확보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대장항문학회는 국내 대장암 환자들의 특성을 분석하는 것을 기본으로 새로운 치료법 개발과 항암 연구에 큰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우선 수년간은 데이터를 표준화하고 쌓아가는데 집중하게 될 것"이라며 "내 임기 동안 성과를 내고자 했다면 시작도, 진행도 할 수 없었던 사업이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이 데이터들이 차곡차곡 쌓여가면 10년, 20년 후에는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귀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후배들이 이 데이터를 통해 한국형 대장암 치료 기준을 만들고 세계적인 논문을 쓸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가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