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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투쟁안 온도차…궐기대회 YES, 휴진은 NO

발행날짜: 2018-04-10 05:47:59

집단 행동 필요성은 대부분 공감…"대학병원 참여없인 승산 희박하다"

비상대책위원회 해체를 앞두고 전권을 위임받은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마련한 투쟁안에 대해 의료계 내에서도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투쟁의 큰 두개의 줄기인 궐기대회와 휴진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것. 집단 행동의 필요성은 대다수가 공감하면서도 방법론에서 차이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와 16개 전국 시도의사회장단, 대한의사협회장 인수위원회는 만장일치로 투쟁에 대한 결정권을 최대집 당선인에게 위임했다.

현재 최대집 당선인이 추진하고 있는 투쟁은 오는 27일 전국 의사 집단 휴진과 대학병원 등의 비상총회, 29일 2차 전국 의사 총 궐기대회와 5월 3차 궐기대회.

이를 위해 오는 14일 최대집 당선인과 16개 시도의사회장들은 한자리에 모여 세부적인 실행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또한 29일에는 전국 의사 대표자 회의를 열어 향후 진행될 문재인 케어 저지 투쟁 계획안을 구체적으로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1차 궐기대회로 의정협의를 이끌어낸 만큼 집단 휴진과 2, 3차 궐기대회를 통해 정부를 더욱 압박하겠다는 것이 최 당선인의 의지.

하지만 이러한 투쟁 계획에 대해 지도층들과 일선 의사들 사이에 의견차가 있다는 점에서 응집력을 갖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문 케어 저지와 이대 목동병원 의료진 구속 등에 의료계가 집단 행동으로 부당성을 지적해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지만 방법론에서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의협 임원을 지낸 A원장은 "지금 이 시점에 의료계의 단합된 집단 행동이 필요하다는데 토를 달 의사는 없을 것"이라며 "그만큼 의사들의 분노가 크고 이를 적극적으로 표출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대집 당선인이 의협 회장에 당선된 것만 봐도 이러한 공감대는 충분히 투영된 것"이라며 "여기에 이대 목동병원 의료진 구속까지 더해지면서 이번 집단 행동에는 더 많은 의사들이 모여들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즉, 지난해 진행된 궐기대회와 같은 준법적 집단 행동에는 충분히 동참할 의지가 있는 의사회원들이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휴진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서는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부정적인 기류가 강한 것으로 감지된다.

이미 언론과 여론이 극단적으로 반 의사 정서로 가득차 있다는 점에서 휴진 카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B의사회장은 "의사라면 누구나 부당하다고 느끼는 이대 목동병원 의료진 구속사태에 대한 댓글 등 여론을 보더라도 반 의사 정서가 얼마나 심각한지가 느껴진다"며 "이러한 가운데 휴진을 강행하는 것은 휘발유를 안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격"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투쟁은 결국 명분 싸움인데 이미 여론이 완전히 돌아선 상황에서 최후의 수단인 휴진 카드를 쓰는 것은 소모적인 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의사들도 마찬가지 의견을 내고 있다. 특히 이대 목동병원 사태 등이 불거져 있는 상황에서 자칫하면 돌이킬 수 없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또한 대학병원 등 병원계가 동참하지 않는 휴진은 파괴력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C대학병원 보직자는 "이대 목동병원 사건으로 교수들도 투쟁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를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렇기 때문에 함께 하기 힘든 부분도 있다"며 "아무리 응급 등 필수 진료에 대한 조치를 완벽히 한다해도 만약 투쟁중에 사망사고가 난다면 그 이유와 관계없이 돌이킬 수 없는 역풍을 맞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그는 "의약분업 투쟁 등도 마찬가지지만 결국 휴진 등의 파괴력은 대학병원이 동참했을때 나오는 것"이라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 대학병원이 움직일 확률이 극도로 적다는 점에서 집단 휴진 카드는 더욱 명분을 쌓은 뒤에 꺼내는 것이 맞지 않나 싶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이야 말로 집단 휴진 등의 강력한 수단으로 의사들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대 목동병원 사태 등에도 나서지 않는다면 명분을 찾을 수가 없다는 것.

D의사회장은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환자를 돌보던 의료진이 구속되는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사건이 터졌는데도 들고 일어나지 않는다면 도대체 언제 명분이 있다는 말이냐"며 "지금이야 말로 초 강경 투쟁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며 이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의료계의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