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를 이끌어 갈 제39대 대한병원협회장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에 출마한 2명의 후보는 선출위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며 '막판 표심잡기'에 분주한 모습.
두명의 후보간에 박빙이 예상되며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있는 이번 선거에 대해 병원계 인사들은 선출위원으로 포함된 중소병원장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한병원협회는 오는 13일 서울드래곤시티 아코르-앰버서더 서울 용산 콤플렉스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차기 협회장 선거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경희대 임영진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과 강남차병원 민응기 원장은 지난 달 병원협회에 선거 후보자 등록을 위한 관련 구비서류를 접수한 바 있다.
병원협회 규정상 선거참여 등록 순서에 따라 임영진 의료원장이 1번, 민응기 원장이 2번을 배정 받은 상태.
당초 이번 선거는 사립대의료원장협의회와 상급종합병원협의회 회장을 겸직하면서 차기 병원협회장 후보로 강력하게 거론되던 임영진 후보의 무혈입성이 예상됐다.
하지만 민응기 후보가 뒤늦게 선거레이스에 뛰어들면서 병원계 누구도 좀처럼 승패 여부를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영진 후보와 민응기 후보는 외부적으로 '정책 선거'를 표방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 선출위원으로 지명된 39명의 병원장을 일일이 만나며, 막판 표심잡기와 표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두 후보 모두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해 투쟁보다는 '대화론'을 제시하며, 선출위원들을 설득하고 있다.
선출위원인 한 수도권 A병원장은 "두 후보 모두 선거 막판 표심잡기에 분주한 모습으로, 의협과 달리 병원계는 문재인 케어를 투쟁이 아닌 대화로 풀어가겠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며 "의협 선거와 비교하자만 간선제인 만큼 표면적으로 치열하게 드러나는 것은 없지만 내부적으로 표 계산이 아주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선출위원 포함된 중소병원장 표심 어디로?
이 같이 선거가 안개 속 형국으로 이어가자 병원계 인사들은 '중소병원장'들의 표심이 결과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임영진 후보의 경우 사립대의료원협의회와 상급종합병원협의회 중심으로 대학병원장들의 지지를, 반면 민응기 후보는 과거 제일병원장을 거치며 중소병원장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선출위원에 포함된 중소병원장들 중에서도 차기 병원협회장 선거를 염두하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선출위원 중에서는 중소병원협회 이송 회장(서울성심병원장)을 필두로 김갑식 서울시병원회장(동신병원장), 정영진 경기도병원회장(강남병원장) 등 총 20명 가까이가 중소병원장으로 분류될 수 있다.
병원계 한 인사는 "선출위원에 포함된 중소병원장 중에는 2년 후에 있을 병원협회장 선거를 내다보는 인물들이 포함돼 있다"며 "이들은 중소병원계 차례가 되는 다음번 병원협회장 선거를 고려하고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선거가 간선제로 이뤄지는 탓에 그동안 학연이 선거의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아 왔다"라며 "하지만 이번에는 학연에 얽매이지 않은 선거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 강한 상황이기에 선출위원들도 특정 대학 출신들만 모이는 자리가 만들어진다면 피해야 한다고 본다. 구설수에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