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계를 이끌어 갈 새로운 수장에 임영진 경희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66세·경희의대)이 선출됐다.
이에 따라 임영진 회장 당선자는 병원계를 대표해 정부의 문재인 케어 협상에 전면으로 나서는 동시에 이를 막기 위해 '집단휴진'를 검토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와의 조율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됐다.
지난 13일 서울 드래곤시티에서 열린 대한병원협회 제59차 정기총회에서 제39대 병원협회장으로 선출된 임영진 회장 당선자는 약 한 달 간의 인수인계 기간을 거쳐 5월부터 본격적인 회무에 돌입하게 된다.
임 회장 당선자의 첫 번째 임무는 바로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보건복지부와의 협상.
일단 임 회장 당선자는 투쟁보다는 협상을 통해 문재인 케어를 둘러싸고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대화론' 기조를 밝힌 바 있다.
임 회장 당선자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극복하기 어려운 장벽이 앞에 있다"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계란에 바위치기라고 한다. 하지만 계란을 바위로 만들면 한 번 해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임 회장 당선자는 "당장 눈앞에 수가협상이 진행되는데 최저임금과 간호인력 수가, 문재인 케어로 인한 보상 등을 주장해 최대한 수가로 보상받을 수 있는 노력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 같은 임 회장 당선자가 복지부와의 협상 참여 의지를 드러내자 복지부도 곧바로 긍정적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임 회장 당선인은 그간 경희의료원장으로 재직하시면서 뛰어난 리더십을 갖췄다"며 "병원계 신망도 매우 두터우신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병원협회와 정부가 국민건강과 환자안전을 위해 함께하시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반면, 임 회장 당선자는 최대집 회장 당선자를 중심으로 의협이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며 검토 중인 '집단휴진'은 거부감을 드러낸 상황.
그러면서도 '의협을 모시겠다'고 표현하며, 최대집 회장 당선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임 회장 당선자는 "의협과는 형과 아우인 동시에 가는 길이 다른 점이 있다"며 "하지만 의협을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통 없이는 문재인 케어 등에 대한 대응을 할 수 없기에 적극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임 회장 당선자는 "국민과 환자에게 동의를 받지 못한다면 어떠한 성과도 얻어내기 어렵다"며 "현재 분위기는 의사들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라며 집단휴진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결국 문재인 케어를 둘러싼 복지부와 의협의 대치 속에서 병원협회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의 A상급종합병원장은 "의협이 집단휴진 참여를 위한 공문이 설령 온다고 하더라도 참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그렇다고 복지부가 추진하는 문재인 케어를 무조건 적으로 받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의협과 적극 공조하면서 복지부와 협상을 진행해 얻을 것을 확실히 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임 회장 당선자가 복지부와 의협의 중간자적 입장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비급여의 급여화 항목 중 대부분이 병원과 관련된 것들이다. 협상을 통해 올바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