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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뛰어든 최대집 회장…의-병-정 협상 테이블 요동

발행날짜: 2018-05-09 06:00:59

대립각 세우던 복지부-병협 모두 손 내밀어…"창구 열고 투쟁으로 압박"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강성 쇄국 정책을 버리고 광폭 행보를 보이며 협상 테이블을 열고 있어 의협과 병협, 정부 간에 치열한 수 읽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케어를 포함해 수가협상 등을 앞두고 급격히 판이 요동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 이로 인해 과연 의-병-정 협의에 새로운 방향이 잡힐지 주목된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8일 "투쟁과 협상을 병행한다는 것은 후보 시절부터 강조했던 최대집의 방향성"이라며 "강력한 투쟁 후 협상을 목표로 했지만 회원들의 불안감이 크다는 점에서 노선을 새로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어쨌든 의협과 병협, 정부간에 간극을 없애고 최대한의 접점을 찾는 것이 최종적 목표 아니겠냐"며 "진정성을 보인다면 어느 누구와도 대화의 창구를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극적으로 성사된 의정협의도 이런 기조의 일환이다. 당초 최 회장을 비롯한 40대 집행부는 강력한 투쟁으로 정부를 압박하겠다는 방향성을 세웠던 상황.

이로 인해 집단 휴진을 포함해 오는 20일 전국 의사 총 궐기대회, 수가협상 보이콧 등을 준비하며 대정부 투쟁의 불씨를 살리는데 집중해 왔다.

하지만 상임이사들을 비롯해 상당수 회원들이 계속되는 강성 투쟁에 대해 일부 회의감을 보이자 협상 창구를 여는 것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의협과 정부는 오는 11일 최대집 회장과 방상혁 상근부회장 등 의협 대표 5인과 보건복지부 권덕철 차관, 강도태 보건의료정책실장 등 정부 대표 5인이 모여 의정 대화 재개를 위한 자리를 갖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의협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6개 보건의료제도 개선안을 전달하고 이에 대한 전향적인 협상을 주문할 계획이다.

정성균 의협 기획이사겸 대변인은 "이번 만남은 추후 대화 창구를 열기 위한 상견례 형식이 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대화의 물꼬를 튼다면 추후 새롭게 의정협의체를 꾸리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오는 20일로 예정된 궐기대회는 진행한다.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더라도 대정부 투쟁은 별개로 진행하겠다는 의지.

최대집 회장은 "협상단이 구성되고 협의체가 가동된다 해도 강도높은 대정부 투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투쟁은 내가 가장 자신있고 강점이 있는 분야로, 결국 나를 뽑은 회원들의 의지도 여기에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협상을 하더라도 강력한 투쟁력이 기반이 돼야 유리한 구도에서 협상을 이끌 수 있는 것"이라며 "더 강한 투쟁을 계획했지만 불안해 하는 회원들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 협상의 창구는 열어놓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병협과의 관계 개선에도 물꼬를 텄다. 의-병-정 협의체에서 의협이 탈퇴한 뒤 병협이 홀로 정부와 협상을 이어간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극도로 냉각됐던 의협과 병협의 관계가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실제로 최대집 회장과 임영진 대한병원협회장은 8일 오후 의협 8층 회의실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보건의료현안에 대해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과 임 회장은 의협과 병협간에 일정 부분 이해관계가 갈린다 해도 문 케어와 수가 정상화, 심사체계 개선 등 목표는 같음 만큼 의료계라는 큰 틀에서 함께 힘을 보태자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문 케어를 포함해 의병정협의체, 수가 정상화, 예비급여, 심사체계 개편 등 여러가지 현안들 함께 논의했다"며 "의협과 병협 모두 긴밀한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했고 자주 자리를 가지며 함께 현안을 풀어가자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결국 정부에는 대립각을, 병협에는 선긋기를 했던 의협이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열며 새로운 판을 구성하고 있는 셈. 최 회장의 기조에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대집 회장은 "더 강하게 밀어붙여보고 싶은 의지도 많지만 회원들의 목소리를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투쟁을 이어가되 협상 창구를 열고 회원들이 원하는 바를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러한 기조를 이어가며 회원들과 더 많은 만남을 갖고 내가 가진 방향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설득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후 국민을 향해 이러한 진심을 보인다면 최종 목표에 다가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