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최대집 신임 집행부가 협의 안건과 방식, 기간 등 어떤 것을 원하든 정부는 진정성 있는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
보건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9일 세종청사에서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나 의-정 협의에 임하는 자세를 이 같이 밝혔다.
의사협회와 복지부는 오는 11일 오후 시청역 인근 달개비에서 최대집 회장과 권덕철 차관을 대표로 상견례를 겸한 의-정 협의에 합의했다.
이날 이기일 정책관은 "의사협회에서 최대집 회장이 나온다고 했고, 권덕철 차관은 의사협회와 만나겠다고 말했다. 지난 의-병-정 협의 때 이필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 차관이 만난 전례가 있다"면서 "차관도 격식을 따지지 않고 가장 중요한 것은 대화와 소통이라고 말했다"며 의-정 협의 성과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최대집 회장은 문케어 반대와 상복부 초음파 고시 철회, 선 수가인상 그리고 새로운 건강보험 체계와 심사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며 오는 20일 서울 광화문에서 의사총궐기대회를 예고한 상태다.
이기일 정책관은 "최대집 회장이 말한 새로운 건강보험 체계는 언론을 통해 들었을 뿐 내용은 알지 못한다. 11일 만나 들어봐야 할 것 같다"면서 "의사협회도 보장성 강화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가자는 것으로 복지부도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 대화하다보면 합치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며 의-정 협의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적정수가 이행을 위한 구체적 방안에 대한 합의 가능성은 선을 그었다.
이기일 정책관은 "지난 의-병-정 협의 합의문 초안에도 적정수가 조사를 위한 공동연구 문구를 넣었다. 적정수가가 몇 %인지지 정해졌다면 합의안에 담을 수 있지만 누가 협의해도 그 이상 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의료계 관심은 11일 상견례를 겸한 첫 협의 이후 사실상 알맹이를 논의할 실무 협의체 구성이다.
이기일 정책관은 "실무협의 구성도 11일 논의해 봐야 한다. 실무협의 기간도 복지부가 일방적으로 정할 수 없다. 협의 안건과 방식, 기간 등도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며 포용적 자세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의-정 협의가 오는 20일 의사총궐기대회 명분 쌓기라는 지적과 관련, "의사협회가 의-정 협의를 어떻게 이용하든 그것은 상대방의 몫이다. 복지부는 최대한 진정성 있게 협의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기일 정책관은 "청와대와 여당도 의료계 의견을 진솔하게 듣고, 충분히 협의할 것을 주문했다. 국민건강이 최우선이라는 대전제를 의료계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정 협의를 바라보는 당정청 높은 관심을 시사했다.
그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협의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전제하고 "의사협회 신임 집행부가 진정성을 갖고 대화해 나갔으면 한다. 다른 것은 인정하고 의견이 합치되는 부분을 찾아간다는 의미의 '구존동이'(求存同異) 자세로 협의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의사협회는 최대집 회장과 방상혁 상근부회장, 이세라 총무이사, 정성균 기획이사 겸 대변인, 안치현 정책이사 그리고 복지부는 권덕철 차관과 강도태 보건의료정책실장,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 노홍인 건강보험정책국장, 전병왕 의료보장심의관 등 양측 대표 10명이 11일 상견례를 겸한 협의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