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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손해, 국가가 배상하라" 개원가 집단소송

박양명
발행날짜: 2018-05-18 11:05:07

소청과의사회 주도, 18일 소송 제기 "의협도 소송 준비"

의사들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MERS) 사태 당시 경제적, 정신적 손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메르스 사태 관련 손해배상 청구 집단 소송을 계획하고 약 일주일 동안 소송 참여자를 모집, 18일 온라인으로 행정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같은 날 밝혔다.

소청과의사회는 "2015년 메르스 사태 당시 정부는 감염 환자에 대해 진단 검사와 역학조사를 부실하게 해 메르스 확산을 촉진했을뿐만 아니라 환자 접촉자의 일부만을 격리조치해 메르스 확산을 방지하는 데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의료계의 막대한 경제적 피해로 이어졌고 오랫 동안 쌓아왔던 의료기관과 환자와의 신뢰관계를 한순간에 무너뜨렸다"고 덧붙였다.

소송에 참여하고자 하는 개원의는 메르스 사태 발생후인 2014년 5월 20일부터 8월까지 소득에서 2015년 같은 기간의 소득을 뺀 금액(매출이 아닌 순수입 감소분) 자료를 냈다. 소청과의사회는 여기에 정신적 위자료를 추가해 손해배상 청구액을 정했다.

소청과의사회는 "메르스 사태 여파로 대형병원 못지 않게 커다란 타격을 입은 개원가의 경제적, 정신적 피해는 아직까지 제대로 통계자료 조차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르스 사타로 수많은 의원들의 폐업하고 이로 인해 극단적 선택까지 하는 의료인까지 발생했지만 의원급 의료기관은 메르스 환자와 직접적인 접촉이 없었다는 이유로 정부 지원의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아직까지 각자가 그때 입은 손실을 힘겹게 스스로 메워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소청과의사회 임현택 회장도 소송 참여자에 이름을 올렸다.

임 회장은 "메르스 당시 환자를 100명 넘게 보다가 20명으로 눈에띄게 줄었다"며 "직원 월급이 안나올 정도로 어려운 상황까지 갔다. 경기도 수원의 한 소청과 의원은 한동안 메르스병원이라고 소문이 나 한 달동안 문을 닫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가 말도 못하게 있었는데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며 "메르스뿐만 아니라 신종플루, 사스, 홍역 등 감염병이 주기적으로 등장하는 상황에 대처가 하나도 안되고 있고, 앞으로도 바뀔 것 같지 않아 소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소청과의사회 주도로 이뤄진 소송 움직임에 힘입어 대한의사협회도 관련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청과의사회 관계자는 "불법행위 손해배상 청구의 소멸시효가 3년인데 이 기간이 임박해 소송을 서둘러 진행하게 됐다"며 "대한의사협회에서도 관련 소송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