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억원에 달하는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의 시장을 뺏기 위해 국산 신약과 개량 신약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여전히 '비리어드 천하'를 확인했다.
길리어드는 후발주자의 진입을 막기 위해 비리어드에서 후속약물 베믈리디로의 스위칭을 기대하는 눈치였지만 비리어드의 독주체제로 스위칭도 미온적인 반응에 그치고 있다.
23일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8년 1분기 비리어드의 처방액이 392억원을 기록, 전기 405억원 대비 3.1% 감소했다.
길리어드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는 2017년 기준 14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형 블록버스터 약물로 B형간염 치료제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국내 제약사의 염변경 개량신약뿐 아니라 일동제약의 국산 제28호 신약 베시보정도 비리어드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아직까진 뚜렷한 성과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비리얼정은 작년 4분기 1억 1317만원에서 올해 1분기 2억 91만원을, 이어 한미약품 테포비어가 같은 기간 5738만원에서 1억 8351만원, 종근당이 6370만원에서 1억 7890만원으로 억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외 동국제약 테노포린이 1분기 8771만원, 삼진제약 테노리드가 8568만원, 대웅제약 비리헤파가 6729만원 등 30여 종 여타 품목들이 억대 미만의 분기 실적은 기록중이다.
국산 제28호 신약으로 기대를 모았던 일동제약 베시보 정은 개량신약과의 경쟁에서도 다소 밀린 모양새다.
베시보정은 작년 4분기 665만원에서 올해 1분기 2704만원으로 매출만 놓고 보면 10위권 내 제약사의 비리어드 개량신약 매출보다도 떨어졌다.
베시보 정이 비리어드와는 다른 성분과 복약순응도를 가지고 있다느 점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베믈리디는 만성 B형간염 치료에서 1일 1회 1정을 식사와 함께 복용하지만, 일동제약의 베시보정은 한 번에 3알을 함께 복용해야 한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비리어드 제네릭은 기존의 비리어드라는 동등 모델이 있기 때문에 의원급 등에서 쉽게 쓸 수 있지만 베시보는 신약이라 종합병원급에서 승부를 보고 있다"며 "아직 약사위원회(DC)를 통과하지 않은 곳들이 많아 실제 실적은 하반기 쯤 가늠해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상시험 결과 베시보는 바라크루드나 비리어드와 비교한 비슷한 수준의 치료효과를 입증했고 테노포비르에서 문제가 됐던 신장기능 저하, 골밀도 감소 등과 같은 부작용도 유의미하게 개선했다"며 "신약이라는 점에서 시장 안착에 시간이 더 걸리는 것뿐이다"고 설명했다.
비리어드 천하에 후속약물 베믈리디로의 처방 스위칭도 미지근한 반응이다.
베믈리디 처방액은 작년 4분기 1억 1173만원에서 올해 1분기 3억 8406만원으로 비리어드 대비 1/100 수준에 그쳤다.
내과의사회 관계자는 "(비리어드가 있는데) 굳이 베믈리디를 처방해야 할 근거가 약하다"며 "만성 B형 간염약 시장에서 처방 스위칭이 드물다는 점에서 후속약물이라고 해도 신규 환자면 몰라도 비리어드 처방 환자를 스위칭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